마지막까지 안주할 수 없다. 두산 베어스의 마운드, 어떤 응급 처치를 내릴까.
두산은 지난 1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혈투 끝에 11대12로 패했다. 팽팽한 승부였다. 이날 두산 타자들은 9회말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2점을 내는 등 총 16안타-11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초반 실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1점 차로 아쉽게 졌다.
선발 유희관이 무너진 여파가 컸다. 이날 유희관은 1회초 도중 ⅔이닝만에 5실점하고 강판됐다. 이후 윤수호가 3⅔이닝을 소화해준 것은 다행이었지만, 추가 4점을 내줬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두산은 투수 7명을 소진하고 경기까지 내줬다.
두산은 안정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12일까지 110경기에서 71승39패로 2위 SK 와이번스와 여전히 9경기 차가 난다. 정규 시즌 우승은 유력하다.
걱정이 없어보이는 두산이지만, 그래도 신경쓰이는 부분은 있다. 최근 흔들리는 마운드 때문이다. 두산은 7월 이후 팀 평균자책점 6.08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러있다. 10위는 급격히 팀 성적이 떨어진 LG 트윈스(7.14)다. 다행히 타자들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승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투수들이 부진해 어려운 경기를 연달아 하고있다.
불펜보다 선발 투수들이 자주 흔들린다. 같은 기간 구원 평균자책점은 5.30으로 6위지만, 선발진은 6.71로 9위다. 또 경기당 선발 투수들의 평균 이닝은 약 4⅔이닝에 불과하다. 리그 전체 평균이 5이닝을 넘기는 것을 감안하면, 두산 선발들이 여름들어 조기에 강판되는 경기가 늘어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발진 활약이 가장 빼어난 넥센 히어로즈의 경우, 7월 이후 선발 투수들이 평균 5⅔이닝 소화해주면서 마운드에 안정감이 잡혔고 자연스럽게 팀 성적도 4위까지 치고 올라서는 원동력이 됐다.
두산은 남은 페넌트레이스보다 단기전을 더 신경써야하는 입장이다. 우승을 노리는만큼 포스트시즌을 감안했을때 가장 중요한 것이 선발진 운영이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은 큰 걱정이 없다. 하지만 원투펀치로 든든한 활약을 펼친 다승 1위(15승) 세스 후랭코프도 흔들리는 경기가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최근 등판한 6경기에서 6실점 이상 경기가 3차례나 나왔다. 시즌초에 비해 이닝 소화는 조금 늘어났지만, 4사구와 집중타가 늘었다.
국내 선발 투수들은 물음표가 많다. 데뷔 이후 가장 긴 슬럼프에 빠진 장원준은 지난달말 2군에 내려가 재조정 기간을 갖고 있고, 유희관도 편차가 크다. 전반기에 '커리어하이' 페이스였던 이용찬도 오랜만의 선발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만큼 좋은 날과 안좋은 날의 기복이 커진 편이다. 대체 선발로 등판 중인 이영하도 큰 경기에서 중책을 맡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행히(?)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두산 선발투수 가운데 이용찬만 대표팀에 승선했다. 18일간의 휴식기 동안 지친 투수들이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대권에 도전하는만큼 휴식기 이후 선발 투수들이 어떻게 돌아오느냐에 따라 더 쉬운 길을 갈 수도, 돌아가는 길을 택하게 될 수도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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