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더위를 먹었다."
포항에 5골을 얻어맞았다. 최근 3경기 성적은 1승3패. 시즌 첫 부진이다. 그래도 최강희 전북 감독은 농을 던지며 의연했다. "더위를 먹었다. 조기우승이다, 승점도 벌어져 있다 보니 (긴장감이) 늘어졌다. 오히려 잘 졌다. 시원하게…."
공교롭게도 부진은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이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 홀슈타인 킬로 이적한 뒤 찾아왔다. 지난 5일 경남에 0대1로 패했고, 8일 FA컵 16강에서 아산무궁화에 1대2로 역전패했다. 이후 11일 강원을 3대1로 꺾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듯 보였지만 15일 포항에 2대5로 대패했다. 최 감독은 "이재성의 공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재성이 있었다면 경기를 풀어주는 면에서 당연히 나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재성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했다. 개성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분위기가 늘어져버렸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월드컵 휴식기로 인해 빡빡한 일정이 이어졌고 사상 최대 폭염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전혀 화도 내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기 때문에 최 감독은 큰 그림만 그리면 됐다. 중앙 수비수 최보경도 K리그 무패 행진을 질주할 때 "팀 분위기가 워낙 좋다. (이)동국이 형과 (조)성환이 형이 후배들의 등을 두드려 주면서 격려하고 있다. 나도 경기를 즐겨서 피곤한지 모르겠다. 안지다 보면 분위기가 너무 좋다. 다음 경기를 즐기면서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최 감독이 나설 때가 됐다. 오는 19일 만날 상대가 부활하고 있는 FC서울이다. '전설의 매치'를 앞두고 최 감독은 "3연승을 한 서울은 전혀 무섭지 않다. 물론 서울이 좋아졌다. 고요한이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신진호도 경기력이 좋아졌다"면서도 "우리는 나무만 보지 않고 숲을 볼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최근 부진에 개의치 않고 마지막에 웃는 승자가 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빨리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 감독이 가장 견제하는 건 오는 29일 수원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까지 부진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최 감독은 "ACL까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 벼랑 끝까지 몰린 선수들이 상황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부드럽게 다독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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