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머리를 쾅 맞은 것 같아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경기가 다 끝나고,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아쉬움이 교차하던 순간. 장비를 챙기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역도 남자 69㎏급 세계랭킹 1위 원정식(28·울산광역시청)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원정식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I엑스포 A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69㎏ 역도에서 용상 세 차례 시도를 모두 실패하며 실격을 당했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인상에서 1차 실패 후 2차 시기에 힘겹게 145㎏를 들었지만, 3차 시기 148㎏은 실패했다. 결국 원정식은 오강철(북한 151㎏)-트리야트노(인도네시아, 147㎏)-아티코프(카자흐스탄, 147㎏)에 이어 4위로 용상을 시작했다.
용상 1차 시기. 원정식은 180㎏에 도전했다. 클린까지는 무난하게 성공했으나 마지막 저크 동작에서 바벨을 내렸다. 2차 시도에서도 저크 까지는 해냈지만, 하체 중심이 흔들려 버티지 못했다. 결국 위기에 몰린 원정식은 3차 시기로 아예 186㎏을 시도하는 모험을 했다. 그러나 원정식은 클린조차 해내지 못했다. 바벨을 잡고 몸을 일으키려다 그대로 손을 놓고 중심을 잃은 채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이로써 원정식은 최종 탈락해 순위에 들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인상 1차 145㎏ 시도 때 부상이 발생한 것. 원정식은 "1차 시도 때 힘을 주는데 갑자기 종아리에 쥐가 났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 쥐가 난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면서 "이후 종아리 양쪽에 모두 쥐가 나면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고 패인을 밝혔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6년만에 한국 역도의 금맥(金脈)을 되살리려던 원정식의 도전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그는 "너무나 아쉽다. 원래 인상 150㎏ 정도를 들 계획이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쥐가 나며 이후 경기를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면서 "태극기를 못 날리게 돼 죄송하고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메달은 합계 336㎏(인상 151㎏, 용상 185㎏)를 번쩍 든 북한의 '복병' 오강철(25)에게 돌아갔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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