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34·대구시설공단)는 한국 남자 사격 트랩 1인자로 꼽힌다. 지난해 6월 24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한화회장배전국사격대회에선 더블트랩 한국신기록(75점)을 작성했다. 전국체전에서 딴 메달이 7개(금1, 은2, 동4)나 된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트랩 단체전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채우지 못한 갈증이 있다. 신현우는 2016년 1월 인도에서 열린 아시아대륙 올림픽 출전권 부여대회에서 4위에 그쳤다. 리우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고개를 떨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여세를 몰아 올림픽 출전을 노렸는데 벽에 막혔다.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입성한 대표팀, 다시 한번 올림픽 도전의 꿈을 이어가려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실력을 입증해야 했다.
신현우는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레인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더블트랩 결선에서 74점을 쏴 금메달을 차지했다. 결선에서 인도의 샤르둘 비한과 마지막까지 금메달 경쟁을 벌인 신현우는 72-7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2발을 모두 명중시켜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국 사격이 아시안게임 남자 더블트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지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사격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신현우는 "(마지막 두 발을 남겨두고) 상황을 알지 못했다. 동점인 줄 알았다. 일단 끝까지 해보자는 한국인의 그런 정신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는 "항상 점수를 알고 쏘는데 오늘은 상황을 몰랐고 격발도 오히려 좀 늦었다. 그래도 잘 맞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신현우가 처음 잡은 건 산탄총이 아닌 권총이었다. 대진고 2학년 때 권총을 잡고 사격에 입문했다. 하지만 곧 트랩으로 전환해 6개월 만에 일반부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하지만 실업 무대에서는 대학(한체대) 후배인 천홍재(부산시청)에 가려 2인자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 동메달 뒤 도전했던 리우올림픽 출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신현우는 한동안 침체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신기록 작성으로 바닥을 때리고 치솟아 기어이 아시아 최고 자리에 올라섰다.
남인연 사격대표팀 트랩 코치는 "리우올림픽 진출에 실패 뒤 한동안 기록이 안 나올 때가 있었다.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을 때 몰아치는 힘이 있는 선수"라며 "경기를 치르며 자신감을 얻었고,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신현우는 "아시안게임 메달 뒤 올림픽 선발전에서 1점 차로 떨어졌다. 이를 계기로 더 단단해진 덕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하늘에 울린 첫 금빛 총성, 2020년 도쿄올림픽 도전을 향한 신호탄이다. 신현우는 "도쿄올림픽에선 더블트랩 종목이 폐지됐다. 더블트랩이 아닌 트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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