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은 이정후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압도적인 실력으로 당당히 따낸 태극마크다. 내친 김에 야구 대표팀 부동의 리드오프도 따냈다. 대표팀의 막내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공격의 선봉장으로 확정됐다. 그를 한 차례 외면했던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대만전에 이정후를 1번 타자로 못박았다.
23일 밤 늦게 자카르타에 도착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24일 오후 자카르타 라와만군 야구장에서 첫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은 이곳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AG조직위원회의 훈련 배정표에 따라 라와만군에서 첫 훈련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현지시각 오후 1시(한국시각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훈련에서 야구 대표팀은 비행으로 인해 저하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훈련을 마친 선 감독은 "이동과 낯선 숙소 때문인지 오늘은 선수들의 몸이 약간 무거운 듯 보였다. 하지만 곧 괜찮아 질 것이다. 어쨌든 첫 경기인 대만전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훈련 소감과 아시안게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이어 선 감독은 대만전 예상 라인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선발 투수는 내일 발표하겠다"면서 "타순은 테이블 세터로는 1번 이정후와 2번 손아섭 혹은 김하성을 생각하고 있다. 김하성은 상대 선발이 왼손일 경우에 2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3번 김현수 4번 박병호 5번 김재환으로 현재 타순을 구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위 6~9번 타순은 손아섭이나 김하성 중에서 2번 타순에서 빠진 한명과 2루수 안치홍, 3루수 황재균, 포수 양의지의 몫이다. 6~9번의 주인은 당일 컨디션과 상대 선발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건 1번 타자로는 그 어떤 투수가 나오더라도 이정후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는 선 감독이 이제 이정후가 투수의 유형에 구애받지 않는 타자임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초 지난 6월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발표 때 선 감독은 이정후를 발탁하지 않으면서 "대표팀 외야가 전부 왼손타자 위주라 오른손 타자가 필요해 이정후 대신 박해민을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정후는 비록 왼손타자이더라도 상대 투수의 스타일에 상관없이 뛰어난 안타 생산능력과 출루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렇게 리그 타격 1위(0.378)에 올라섰다. 좌투수 상대 타율은 0.398로 자신의 평균타율이나 우투수 상대 타율(0.369)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결국 이정후는 자신의 힘으로 부상선수가 빠진 대표팀에 추가발탁됐고, 이제는 선 감독도 이런 이정후의 빼어남을 인정하기에 이른 셈이다. 과연 이정후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의 선봉장 역할을 훌륭히 해낼 지 기대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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