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체조 김한솔(23·서울시청)이 심판의 보복성 판정으로 금메달을 사실상 도둑맞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양태영 전 기계체조대표팀 코치(38)의 오심사건이 새삼 주목받는다.
국제종합대회에서 기계체조 종목이 금메달 도둑 사건에 휘말린 것은 이번 김한솔이 두 번째다.
김한솔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에서 벌어진 기계체조 남자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550점을 받았다.
금메달을 거머쥐는 듯 했으나 결과는 섹와이훙(홍콩·14.612)에게 역전패였다.
김한솔은 1차시기 '여2(손짚고 앞돌아 몸펴 앞공중 돌며 2바퀴반 비틀기, 난도 5.6)'를 시도했다. 14.875점(난도 5.6, 실시 9.275)을 받았다.
문제는 2차 시기였다. '로페즈(스카하라트리플, 손짚고 옆돌아 뒤공중 돌며 3바퀴 비틀기, 난도 5.2)'를 시도했다. 착지에서 살짝 발이 밀렸을 뿐인데 0.3점 감점되면서 14.225점(난도 5.2, 실시 9.325점)을 받았다. 0.3점 감점이 석연치 않았는데 알고 보니 러시아 심판 한명이 '김한솔이 연기를 마친 뒤 심판에 인사를 하지 않고 관중을 향한 세리머니를 펼쳤다'고 주장하며 감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위와 불과 0.062점 차이였으니 이로 인해 금메달을 빼앗긴 것이다.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에 '선수가 연기를 마쳤다는 뜻에서 심판에게 먼저 예를 표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기는 하다. 심판은 이른바 '괘씸죄'를 적용해 규정을 과도하게 도입했다. 대한체조협회는 "김한솔이 심판에게 인사를 건넸으나 러시아 심판 1명이 이를 못 봤다고 우겼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한솔이 황당하게 당한 경우라면 양태영은 명백하게 억울한 사건이었다. 양태영은 아테네올림픽때 고난도 철봉기술을 성공시켜 10점짜리 출발점수를 받아야 했지만 심판이 9.9점으로 잘못 채점하는 바람에 순위가 뒤집혔다.
당시 미국의 폴햄이 착지에서 확연히 드러날 정도의 실수를 했음에도 점수가 양태영보다 높게 나와 금메달을 가져갔다. 양태영은 출발점수를 0.1점 덜 받은 것에 대한 이의제기를 경기종료 30분 지난 후에 하는 바람에 결국 동메달로 밀려나야 했다. 폴햄과 양태영의 점수차는 0.049점으로 오심이 아니었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이 사건은 국제 스포츠계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오심이 고쳐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심판진들은 모두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기계체조 채점 방식 자체를 뜯어고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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