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아홉 번째 작품으로 윤백남 작, 김낙형 연출의 '운명'을 선보인다. 9월 7일부터 9월 29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
2014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국립극단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는 한국 연극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근현대 희곡을 지금의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기획이다. 그동안 '국물 있사옵니다', '산허구리', '가족' 등 접하기 어려웠던 우리 희곡을 무대화했으며, 2018년에는 '운명'에 이어 '호신술'을 공연한다.
'운명'은 이화학당 출신의 신여성이 하와이에 살고 있는 남자와 '사진 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1920년대 쓰이고 1921년 처음 공연된 이번 작품은 1920년대 흔히 있었던 하와이 사진 결혼의 폐해를 드러내려는 의도로 창작되었으며, 일제강점기 한국인들의 고단한 삶과 애환을 엿볼 수 있다.
이화학당 출신의 박메리는 아버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양길삼의 사진만 보고 하와이로 건너간다. 기대와 다른 결혼생활 때문에 매일을 눈물로 지내던 박메리는 잠시 하와이에 들린 옛 애인 이수옥을 만나게 된다. 박메리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이웃 남자 장한구는 메리의 남편 양길삼에게 둘의 만남을 알리는데….
작가인 윤백남(1888~1954)은 계몽주의, 인도주의적 경향을 지닌 작품들을 통해 높이 평가받아 왔다. 그중에서도 '운명'은 뛰어난 극적 완성도로 발표 이후 대중 극단에서 활발히 공연되었지만 해방 이후에는 거의 공연된 적이 없다.
100년 역사의 근현대 희곡을 재발견하는 이번 무대는 극단 죽죽의 대표이자 제1회 연강예술상 수상자인 김낙형이 연출을 맡는다. 또, 양서빈 홍아론 이종무 등 2018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만 이루어진 출연진이 탄탄한 호흡으로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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