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아쉬움에 선수들의 목소리는 작아졌다.
오진혁(37·현대제철) 김우진(26·청주시청),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으로 이뤄진 남자 리커브 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양궁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리커브 단체 결승에서 세트 승점 3대5로 패했다. 이로써 남자 양궁 대표팀은 2회 연속 금메달에 실패했다. 단체전 8연패를 기록 중이던 남자 양궁 대표팀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중국고의 4강전에서 패했다. 이번에는 대만에 발목이 잡혔다..
대만을 상대로 접전을 펼쳤다. 부담 탓인지 한국은 1세트에서 8점을 두 번이나 쐈다. 반면 대만은 10점 3개로 점수차를 벌렸다. 1세트를 55-56으로 내줬다. 2세트는 시작부터 김우진과 이우석이 나란히 흔들렸다. 팽팽한 승부 끝에 53-53 동점. 세트 승점 1-3으로 뒤진 상황이 됐다. 하지만 한국은 막판 집중력을 발휘했다. 고르게 10점을 쏘면서 앞서갔다. 반면, 대만은 5점을 쏘는 실수를 저질렀다.
승부는 막판 4세트로 흘렀다. 초반에 다소 부진했던 김우진은 10점으로 세트를 시작했다. 이우석과 오진혁도 나란히 9점으로 힘을 보탰다. 반면 대만 첫 바퀴에서 8점이 나왔다. 그러자 김우진은 10점으로 바로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대만은 막판 대추격전을 벌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무엇보다 마지막 대만이 쏜 화살이 당초 9점에서 10점 판정을 받으며, 1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맏형 오진혁은 "준비를 잘하고 경기를 치른다고 했는데, 준비한 만큼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그게 아쉽다"고 했다. 김우진은 "아시안게임을 위해 올해 초부터 선발전 평가전 거치면서 이 경기를 위해 많은 걸 준비해왔다.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경기 초반에 내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서, 그게 팀 선수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맏형 오진혁은 김우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독였다. 막내 이우석은 "여기까지 오면서 열심히 해왔다. 많이 맞춰왔다. 서로 믿고 준비했기 때문에 아쉽긴 하지만 크게 후회는 남지 않은 경기였다. 끝까지 열심히 했다"고 했다.
양궁은 더 이상 '한국이 무조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다른 국가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 오진혁은 경쟁들의 기량을 두고 "예전부터 평준화를 많이 느끼고 있었다. 잘 해왔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쉬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이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대회 초반에 안 좋았을 때 질타보다 격려가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마지막 당부를 전하는 오진혁의 목소리는 떨렸다. 이어 오진혁은 마지막 순간에 대해 "우리가 스코어를 확인했을 때 경기가 종료된 상황이라 판단했다. 제발 9점이 되길 바랐다. 그것마저도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완벽하게 경기를 치렀다면 요행을 바라지 않아도 됐다"고 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28일 김우진과 이우석이 남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김우진은 "다 같이 고생하고 열심히 뛰었다. 생각한 성과를 이루지 못해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일 개인전이 있기 때문에 오늘보다는 좋은 경기력으로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우석 역시 "계속 연습해왔다. 단체전 결과는 아쉽지만, 내일 경기가 남아있다. 상대가 김우진 선수이니 여태까지 해온 걸 100%는 아니어도 최소 90%는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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