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신선한 '파격'일까, 아니면 대만전 패배로 인한 압박감이 부른 '무리수'일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27일 자카르타 GBK야구장에서 치르는 인도네시아와의 2차전에 획기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내야 수비 포지션이 상당히 독특하다. 어떤 식으로 해석을 내려야 할 지 고민스러울 정도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발표한 라인업에서 눈에 띄는 건 3루와 유격수 부문. 전날 대만전과 마찬가지로 이정후(중견수)와 테이블 세터를 이룬 안치홍이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8번 타순에 나온 황재균이 유격수를 맡았다. 2루는 박민우(9번)다.
안치홍의 3루가 가장 충격적이다. 안치홍은 프로 입단 첫 해인 2009년 3루수로 단 14경기(선발 출전 8경기)에 나선 뒤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9년 동안 3루를 맡은 적이 단 한번도 없는 선수다. 전문 2루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2루와 3루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특히 타구 스피드와 송구 거리, 연계 토스 플레이 등에서 명확한 차이가 난다.
때문에 공식 경기에서 3루수를 마지막으로 경험한 게 10년이 넘는 안치홍에게 3루를 맡긴 이유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역시 전문 2루수이자 발이 빠른 박민우를 선발로 내보내 기동력 야구를 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일 수도 있고,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핫코너 수비에 별로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선 감독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황재균의 유격수 선발 출전도 마찬가지다. 황재균은 2011년에 11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뒤로 올해까지 7년간 선발 유격수를 한 적이 없다. 경기 도중 교체된 적은 몇 차례 있다. 2012년 2경기, 2014년 1경기, 2016년 2경기다. 유격수 자리가 낯설긴 황재균도 안치홍 못지 않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차원에서 일단 빼고 황재균을 이 자리에 넣은 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해석하면 더 큰 궁금증이 남는다. 대표팀에는 선 감독이 처음부터 '김하성의 백업용'이라고 설명한 내야수가 있다. 오지환(LG)이다. 확실한 전문 백업 유격수 대신 최근 7년간 교체로 단 5경기에 유격수 수비를 한 황재균을 쓰는 것. 과연 어떤 의미일까.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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