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으로 팽팽하던 연장 후반 10분이었다.
황의조(감바오사카)가 포스트플레이 후 멋진 피봇 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벗겼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은 황의조를 잡아 넘어뜨렸다. 심판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결승골을 터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모두의 시선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향했다. 놀랍게도 페널티 스폿에 볼을 둔 선수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이었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 내내 논란에 섰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167분을 뛰며 1골밖에 넣지 못했다. 뚝 떨어진 골 결정력도 그렇지만 플레이가 너무 투박했다. 기존 선수들과 조직력을 향상시킬 시간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잦은 패스미스에다 세밀함을 떨어뜨리는 공격작업은 팀에 '독'이 되고 있다. 월드컵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숙된 플레이를 기대했던 김학범 감독에게 고민만 안겨줬다.
스스로 논란도 키웠다. 말레이시아전(0대1 패)이 끝난 뒤 상대 선수와 악수하지 않고 퇴장하며 프로답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시도한 뜬금 없는 개인기 실패로 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런 황희찬이 가장 중요한 순간, 페널티키커로 나섰다. 황희찬은 우즈벡전에서도 기대만큼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무모한 돌파로 공격의 맥을 끊었다. 자칫 이번 페널티킥이라도 실패하면, 더 큰 비난이 쏟아질 수 있었다.
경험은 손흥민이 더 많고, 감각은 황의조가 더 좋았다. 그런데도 왜, 황희찬이었을까.
이유는 손흥민의 입에서 밝혀졌다. 황희찬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페널티킥을 얻은 순간, 손흥민은 킥을 준비했다. 그러나 황희찬이 키커를 자청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황)희찬이가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희찬이가 이번 대회를 하면서 정말 어려움도 많았다. 솔직히 어떻게 찼는 지 보진 못했다"면서 "희찬이가 오늘도 후반에 들어와서 정말 열심히 뛰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페널티킥을 통해 다소 답답했던 '골 가뭄'을 해소하고 싶은 듯 했다. 그의 자신감에 주장 손흥민도 흔쾌히 키커를 내줬다. 버카시(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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