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바라볼 수 조차 없었다.
손흥민(26·토트넘) 이야기다. 27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버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대회 남자 축구 8강전.
3-3으로 팽팽하던 연장 후반 10분. 해트트릭 주인공 황의조(감바오사카)가 포스트플레이 후 멋진 피봇 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벗겼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은 황의조를 잡아 넘어뜨렸다. 심판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시간이 채 얼마 남지 않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결승골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모두의 시선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향했다. 하지만 잠시 후 놀랍게도 페널티 스폿에 볼을 둔 선수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이었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 자칫 실축이라도 하면 나락에 떨어질 수도 있는 모험적 선택이었다. 황희찬은 담대하게 키커를 자청했다. 결국 선택은 옳았다. 황희찬은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상의를 벗어제꼈다.
모두가 숨죽인 절체절명의 순간. 키커 황희찬 뒤에 선 한국 선수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 장면을 지켜봤다. 그 때 한 선수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손흥민이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골문을 등진채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얼굴을 손으로 가린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차마 볼 수 없을만큼 간절했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돌아서 있었던 손흥민. 이번 대회를 임하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 행동 하나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도 페널티킥을 차마 바라보지 못한 세계적 선수 손흥민을 화제로 삼았다.
버카시(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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