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숏터뷰]에이스가 된 대표팀막내 이정후 "이판사판으로 해야죠."
"한 판이라도 지면 탈락이잖아요. 이판사판으로 해야죠."
곱상한 얼굴에서 걸걸한 단어가 나오는 게 은근히 잘 어울린다. 게다가 듬직하기까지 하다. 그럴 수 밖에. 가장 어린 '막내'지만 지금 실력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단 중에서 가장 좋다. 야구대표팀 공격의 선봉장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를 보면 '정말 안 뽑았으면 어쩔 뻔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만큼 빼어난 실력으로 대표팀 붙박이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홍콩과의 예선 라운드 최종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이정후는 변함없이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7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안타 4개 중에서 2개는 시원한 홈런이었다. 8회까지 답답했던 타선이 그나마 9회에 대폭발하며 21대3으로 승리한 데에는 이정후의 활약이 큰 보탬이 됐다.
이런 활약에 대해 이정후는 "상대가 약한 팀이라도 집중력을 잃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더구나 지금 우리가 (야구를)편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끝까지 열심히 해서 좋은 타격감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뛰어난 타격감의 비결에 대해서는 "상대하는 투수들의 스트라이크존이 모두 달라도 거기에 휘말려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의 (타격)존이 사라지고, 밸런스도 이상해진다. 또한 심판이 스트라이크 콜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저 내 존을 계속 지키면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타격관을 설명했다.
한편 대표팀에는 김하성과 오지환 정우람이 이미 장염 증세로 앓아 눕는 일이 벌어지며 위생 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이정후도 "나도 아침부터 약간 화장실을 많이 갔다. 하지만 오히려 힘이 빠져서인지 오늘 경기가 잘 됐다"면서 "선배들에게 체력과 컨디션 관리를 많이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마지막 각오가 더욱 다부지다. 이정후는 "이제 한 번이라도 지면 탈락이니까 이판사판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이판사판'. 이정후의 진심이 느껴지는 단어선택이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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