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한국시각), 한국과 대만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이 펼쳐진 인도네시아 팔렘방 겔로라 스리위자야 경기장.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18분 '에이스' 지소연의 발끝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지소연은 이금민이 살짝 빼준 공을 오른발로 감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누구 하나 환하게 웃지 않았다. 그저 간단하게 하이파이브를 나눌 뿐이었다. 13분 뒤 이금민이 추가골을 꽂아 넣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유는 짐작할 수 있었다. '메달색'을 바꾸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노렸다. 태극낭자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2010년 광저우와 2014년 인천에서 기록한 3위였다. 일본, 중국, 북한 등 여자축구 강국이 즐비한 아시아 무대는 월드컵만큼이나 어려운 곳이었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황금세대'로 불렸다. 조소현 전가을 심서연 등 주축 선수들이 건재했다. 에이스 지소연과 뉴에이스 이민아의 기량은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여기에 장슬기 이금민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은 눈부셨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승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지난 28일 치른 일본과의 4강에서 1대2로 석패, 고개를 숙였다. 당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끝은 아니었다. 한국은 대만을 4대0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3연속 메달을 거머쥐며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선수들은 그제야 비로소 슬며시 미소 짓기 시작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 여자축구,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한국은 지난 4월 요르단 암만에서 펼쳐진 2018년 요르단여자축구아시안컵에서 5위를 기록, 사상 첫 2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2003년 미국월드컵, 2015년 캐나다월드컵에 이어 역대 세 번째 2019년 프랑스월드컵에 나선다. 목표도 명확하다. 캐나다 대회에 이어 2연속 16강 진출.
태극낭자의 도전은 아시안게임에서 멈추지 않는다. 3연속 아시안게임 메달을 거머쥔 한국 여자축구는 더 큰 무대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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