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왕'다웠다.
2013년 스플릿 시스템 도입 이후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 아픔을 겪지 않은 인천이 또 다시 K리그1(1부 리그) 무대에 살아남았다.
인천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최하위에 처져있었다. 하지만 인천에게 11월은 반전의 한달이었다. 상주를 2대1로 꺾고 11위로 올라서더니, 강원과 서울까지 잡고 10위에 올랐다. 운명의 시즌 최종전. 비기기만 해도 자력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었던 인천이었지만 자비는 없었다. 지난 1일 이미 기업구단 최초로 자동 강등된 전남을 안방에서 3대1로 꺾었다. 파죽의 4연승 끝에 결국 전남은 최종 9위(10승12무16패·승점 42)로 잔류를 확정지었다.
인천은 올 시즌 감독 교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북한대표팀을 이끌던 욘 안데르센 감독은 올 여름부터 인천 지휘봉을 잡고 최대 목표였던 잔류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 동안 안데르센 감독은 팀 장점을 극대화시키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핵심은 기동력 살리기였다. 4개월간 정체를 보이던 팀은 한 순간에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다른 팀보다 한 발 더 뛰어 득점기회를 창출해냈다. 당장 강화할 수 없는 수비조직력을 공격력으로 메웠다. 실점을 하더라도 그만큼 더 많은 골을 넣으며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안데르센 감독 영입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잔류 환희도 잠시. 감추고픈 민낯이 사령탑의 입으로 전해졌다. 안데르센 감독이 작심발언으로 한심한 구단행정을 꼬집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길진 않은 기간이었지만 여기 있으면서 구단의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존중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 싸웠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스카우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의견을 공유하고 자신의 포지션을 인정했으면 한다. 앞으로 스카우팅에 있어서, 선수 계약과 관련해서 코칭스태프와 감독의 의견 없이 선수가 들어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직접 말하긴 어렵지만, 스카우팅 팀이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난 유럽에서 발전된 시스템을 보고 자랐다. 하지만 여긴 그렇지 않다고 본다. 리그에서의 성공을 위해선 관계자들이 더욱 전문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메시지를 통해서 팀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길 원한다. (인천은) 멋진 팬들이 있는 팀이다.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더욱 좋은 팀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안데르센 감독은 "강팀이 되기 위해선 뛰어난 국내선수들이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이 선수들은 다른 빅 클럽에서 제안들이 들어오고 있어 지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구단으로선 지켜줬으면 한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면서 좀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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