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 코리아 최준석이 호주리그의 매운 맛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최준석은 지난 달 29일 호주 멜버른구장에서 열린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경기에서 호주리그(ABL) 데뷔전을 치렀다. 3-1로 앞선 9회 4번-지명타자 최윤혁의 대타로 나섰다. 상대 다섯번째 투수 해리슨 쿠니의 초구를 쳤지만 3루 땅볼로 물러났다. 쿠니는 이번 시즌 4경기에서 4⅓이닝을 던져 6안타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중인 불펜투수다.
30일에도 출전했다. 같은 팀과의 경기에서 8회초 2사 1,2루에 5번-1루수 이용욱의 대타로 출전한 최준석은 상대 두번째 투수 사이토 히로마사에게 삼진을 당하고 물러섰다. 팀은 1대11로 패했다. 좌완 사이토는 이번 시즌 6경기에서 10이닝 12탈삼진 무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중인 막강 불펜 투수다.
올해 만 23세인 사이토는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으로 올 시즌 NPB에서 16⅔이닝 13실점-평균자책점 7.02를 기록한 유망주다. 멜버른에는 이렇게 NPB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호주에 온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만만치 않은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2일까지 멜버른과의 남은 2경기에는 최준석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최준석은 2타수 무안타, 아직 많은 타석에 서지는 않았지만 호락호락한 리그가 아니라는 사실은 본인도 깨달았을 가능성이 높다.
최준석이 질롱에 합류했을 때는 큰 기대를 모았다. 본인도 "아직 30대중반이다. 동등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느 선수 못지 않게 잘할 자신있다"며 현역 연장을 꿈꿨고 팀에서도 중심타자로 활약해줄 수 있는 플레잉코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다.
올해 NC에서도 주전은 아니었지만 시즌 초반까지는 대타로 출전해 쏠쏠한 활약을 보여준 최준석이었다. 본인으로서는 아직도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호주행을 택했다. 하지만 호주에서 이런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자신의 하락세만 검증받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최준석은 KBO리그에서 16시즌동안 통산 타율 2할7푼5리, 201홈런, 881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장타는 눈에 띄게 줄었고 느린 발로 설자리를 잃었다. 이제 KBO리그에서는 대주자가 붙어 있어야하는 타자가 되면서 매력이 더 떨어졌다. 그래서 택한 호주리그, 하지만 그 호주리그에서도 험난한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최준석이 호주에서 다시 부활의 날개짓을 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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