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명문팀이자 수많은 프로선수와 지도자를 배출해 온 덕수고등학교 야구부가 존폐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빠졌다. 급기야 덕수고 야구부 출신 프로 지도자와 이름난 대표선수들이 '덕수 야구'의 전통과 어린 후배들의 미래를 지키자는 결의를 하고 항의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오래 군림해 온 덕수고 야구부의 위기는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덕수고등학교 이전·재배치 계획'의 여파로 발생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20일간, '학령 인구 감소' 추세에 의해 지속적으로 신입생이 줄어들고 있는 덕수고를 현재 위치(성동구 행당동)에서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분할·이전한다는 내용을 행정 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일반계열과 특성화 계열이 함께 있는 덕수고를 둘로 나누어 일반계열은 2021년 3월에 위례신도시의 새 캠퍼스로 이전시키고 특성화 계열은 2023년까지 현재 덕수고 위치에서 분리 운영한다는 것. 교육청은 여기서 더 나아가 2023년 이후에는 '특성화 계열 통·폐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에 지역 주민과 덕수고 동문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벌써 반대 의견서만 수 천여 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덕수고 야구부도 이 혼란의 중심에 있다. 학교 이전이 실행되는 2021년부터 발생할 문제점들이 심각하다. 현재 덕수고는 야구부원을 일반계열과 특성화계열 반반씩 나누어 받고 있는데, 이전 계획이 실행되면 사실상 일반계열로는 신입생을 받기 어렵다. 두 캠퍼스간의 위치가 너무 멀어서 두 계열로 나누어 모집하면 수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례캠퍼스 부지(3500평)가 현재 행당동 부지(1만2000평)에 비해 턱없이 좁아 훈련장을 제대로 만들 수도 없다. 결국 야구부가 2021년 이후에도 그나마 정상 운영되려면 야구장과 훈련시설이 있는 현재 행당동 캠퍼스에서 특성화 계열로만 신입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교육청 검토방안 대로 2023학년도 이후 특성화 통폐합이 실행되면 사실상 덕수고 야구부는 해체 수순에 들어가야 한다.
결국 이런 사정 때문에 덕수고 야구부와 동문회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덕수고 출신 프로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동참한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지난 1일 야구부 OB들이 모여 대책 마련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38년 역사를 지닌 아마야구 명문이자 프로야구의 젖줄인 덕수고 야구부를 지키자는 데 공감했다"면서 "정말 감사하게도 덕수 출신의 프로 지도자들과 현역 선수들이 항의 집회에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줬다. 학교와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에 고마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덕수고 야구부 동문들은 13일 낮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제1차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여기에 장정석 감독(넥센 히어로즈)과 김재걸 코치(LG 트윈스) 이용규와 최진행(이상 한화 이글스), 김민성 임병욱(넥센 히어로즈) 류제국(LG 트윈스) 등 덕수고 출신 스타들이 나설 예정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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