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총대를 맬 새 얼굴'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신임 회장 선출이 또 연기됐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정기 총회를 마친 뒤 "후보 선정에 어려움이 있어 회장 선출을 내년 워크숍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수협 워크숍은 내년 1월 2일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선수협 회장직은 지난해 4월 이호준 전 회장(현 NC 다이노스 코치)이 메리트(성적 보너스) 부활 요구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공석이다. 이후 선수협은 새 회장 선출을 추진해왔으나,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총회에서도 새 회장 선출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장'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하다. 선수협은 지난 2000년 출범 이후 19시즌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구단과의 대립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 갈등도 있었다. 선수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지만 각 구단 선수들의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이를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메리트 요구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 기용 문제, 초상권 비리, 올스타전 거부 등 '자살골'을 넣으면서 일부 선수들을 위한 단체, '귀족 협회'라는 비아냥까지 듣기도 했다. 이런 기억들 탓에 선수협 회장직은 어느덧 '독이 든 성배'처럼 여겨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선수협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회장 부재가 길어지면서 선수협이 내는 목소리의 대표성이나 의의가 희박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에서 FA(자유계약선수)제도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아쉬움이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당초 10개 구단에서 각각 한 명씩 후보를 뽑아 정기 총회에서 회장 선출 투표를 할 계획이었는데, 구단 여건에 따라 후보 선출 여부가 달랐다. 워크숍에서는 회장 선출이 이뤄지는 쪽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전임 회장들이 회장직을 맡은 뒤 소속팀에서 당한 불이익에 대한 기억 등 선수들 사이에 여전히 회장직을 맡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한다"며 "선수협 회장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여론도 높다는 점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속한 회장 선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선수들이 회장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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