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이 올 스토브리그의 트렌드가 된 모양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온 선수는 총 15명. 이 중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은 모창민(NC 다이노스) 한 명 뿐이다. 나머지 14명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FA 대상자는 투수 노경은(34) 뿐이다. 이명우가 함께 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고, 최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상황. 지난 3년간 FA 시장에서 '통큰 투자'를 했던 롯데는 올해 내부 FA인 노경은을 잡는데 집중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야구계 관계자는 "롯데와 노경은의 대리인이 지난달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노경은의 대리인은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협상도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통상적인 인사치례보다는 좀 더 깊은 대화가 오간 듯 하다. 야구계 관계자는 "롯데가 장기 계약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노경은 측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경은은 올 시즌 불펜으로 출발했으나 선발로 전환해 시즌을 마쳤다. 33경기에서 9승6패, 평균자책점 4.08. 두 자릿수 승수에 미치지 못했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0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3회로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투수들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노경은의 올해 연봉은 1억원이다. 올 시즌 활약을 돌아보면 인상은 당연. 어느 정도 인상폭을 기록할 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는 노경은에게 장기계약과 고액 연봉을 안기기는 쉽지 않은게 사실. 특히 롯데가 양상문 감독 취임 이후 '젊은 투수 육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상황도 롯데가 노경은에게 선뜻 '선물'을 안기기 어려운 배경이다.
노경은은 지난 2003년 두산 입단 이후 16시즌 만에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스스로 "프로 선수에게 FA는 훈장과도 같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기대감을 내비친 것도 사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냉정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롯데와 노경은의 협상 구도가 점점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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