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혀있던 스토브리그 FA시장의 물꼬가 트일 듯 하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가 먼저 나섰다. 지난 5일 내부 FA 최 정과 이재원을 각각 106억원과 69억원에 잡았다. 두 명의 계약 체결로 인해 서로 눈치를 보던 다른 구단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계약 협상에 나설 듯 하다. 특히 SK처럼 핵심선수 2명이 FA로 나온 넥센 히어로즈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히어로즈 구단은 스토브리그가 열렸을 때부터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외부 FA 영입은 하지 않는 대신 내부 FA인 내야수 김민성과 불펜투수 이보근을 잡는 데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리그 전반에 형성된 미적지근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서 인지 FA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스토브리그가 문을 연 뒤 보름 이상 지났지만, 히어로즈 구단과 두 선수의 에이전트들이 본격적으로 만난 건 1회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구단과 에이전트가 자주 만난다고 해서 계약이 더 잘 되는 건 아니다. 여러 번 만나더라도 변죽만 울린다면 소용이 없고, 한 두번을 만나도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면 계약까지 발전하기 쉽다. 현재 상태로는 히어로즈 구단과 김민성-이보근 사이에서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선수 에이전트 측에서 타 구단의 상황과 시장 분위기를 좀 더 신중하고 보고 협상에 임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단 현 시점에서 주도권은 히어로즈 구단보다는 선수측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히어로즈 구단도 올해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힘을 보탠 김민성과 이보근의 계약을 이끌어내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가능성도 있다. SK가 올해 우승에 기여한 두 선수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잡은 케이스가 자극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선수들도 SK의 계약 사례를 참고 삼아 구단측에 이전보다 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할 듯 하다.
하지만 히어로즈 구단이 SK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 구단의 재정적 기반에서 차이가 크다. 또한 FA 선수들의 가치면에서도 김민성-이보근이 최 정-이재원보다 높다고 할 수 없다. 결국 구단이 내미는 본격적인 협상안을 선수측이 얼만큼 수용하느냐에 따라 히어로즈와 내부FA의 합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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