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 진실 게임에 개입돼야 하는지 모르겠다."
한쪽이 주장을 하면, 다른 한쪽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 하지만 NC 다이노스 김종문 단장의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
승부조작 혐의로 KBO리그에서 영구 실격된 문우람, 이태양이 1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해 실형을 선고받은 이태양은 브로커로 지목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문우람은 죄가 없다며 재심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이태양은 당시 NC 구단이 자신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태양은 "구단 팀장님께서 자수를 하면 제명이 되지 않을 것이며, 언론에도 반박기사를 써주고 같이 싸워줄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이후 구단에서 다시 받아주겠다"고 약속했으나, 검사와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선임해 자신과 문우람이 공범이 되는 분위기를 조성했고 악의적인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KBO 상벌위원회가 개최될 때 KBO가 구단에 이태양의 연락처를 물었으나,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고도 했다.
이태양은 NC가 검찰과 결부해 자신을 꼬리 자르기의 희생양으로 몰고갔다는 뉘앙스로 주장을 거듭했다.
이태양의 일방적 주장이기에 100%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 공교롭게도 당시 구단 운영팀장은 현 김종문 단장이었다. 김 단장이 당시 이태양 사건과 관련된 일을 진두지휘했다. 오전 내내 전화 연락을 받지 않은 김 단장과 오후 구단이 공식 입장을 표명한 후 통화가 됐다.
김 단장은 이태양의 주장에 대해 "당시 이태양이 승부조작을 했다는 얘기를 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받지 않았으면 선처를 받을 수 있으니 빨리 자수를 하자고 얘기했다"고 했다. 김 단장은 이어 "그런데 조사가 시작되니 2000만원을 받았다고 하더라.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거기서부터는 우리가 도울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언론에도 반박 기사를 써주고 같이 싸워줄 것"이라고 약속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약속은 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라. 내가 왜 그런 약속을 하겠나. 군에 다녀오면 받아주겠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면, 그건 선처를 받았을 경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얘기했던 것이다. 돈을 안받았다고 하기에 선처를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왜 이 진실게임에 개입을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 그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내가 답할 이유가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 단장의 말대로 일방적인 주장일 수 있기에, 물어볼 게 많았다. 구단이 고의로 이태양의 연락처를 가르쳐 주지 않았는지, 이태양과 문우람의 녹취록 속에 김 단장이 얘기했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야 했으나 김 단장은 "마음대로 기사 쓰라"고 성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두 사람의 녹취록을 보면 이태양은 문우람에게 검찰 조사 과정을 설명하며 "나는 그냥 옆에서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브로커가 질문을 하면 나는 거기에 그냥 '네, 맞는 거 같습니다. 네 그런 거 같습니다.' 이렇게 얘기한 거야. 이렇게 하면 야구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변호사도 그렇고, 구단 관계자도 그렇고. 구단 관계자가, 구단 팀장이 나한테 그랬어. '모팀 선수들이 여러 명 잡혀야지 이게 이슈화가 돼 내(이태양)가 살 수 있다고"고 말한 부분이 있다. 그 팀장이 김 단장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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