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가 다 그런 것 아니겠나."
FA 포수 양의지를 떠나 보낸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포스트 양의지' 시대를 맞는 두산의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11일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침에 문자가 왔다. 의지인 것을 보고 '아, 그렇게 됐구나' 생각했다"고 말문을 연 뒤 "의지가 죄송하다고 하는데 죄송할 게 뭐 있나. 가치를 인정받는 곳에서 잘하라고 했다. 프로 생활하면서 선수가 선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며 담담하게 입장을 나타냈다.
NC 다이노스는 이날 오전 양의지와 4년 12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계약을 확정지은 양의지는 이날 아침 김 감독에게 문자로 먼저 소식을 알린 것이다. 두산으로서는 공수에서 팀을 대표하는 선수 한 명을 잃은 것 이상의 충격에 빠진 게 사실이다. 두산도 옵션이 포함된 조건이지만 4년 120억원을 베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은 달리 생각해야 한다. 김 감독은 "우리가 양의지 선수 하나 없다고 해서 내년에 우리가 할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있는 선수들로 최대한의 전력을 만들면 된다. 양의지가 투수로 치면 1선발인데 그 정도의 승수 감소는 생각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의지는 2006년 입단해 2010년부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찬 뒤 부동의 안방마님으로 두산을 이끌었다. 올시즌에는 타율 3할5푼8리, 23홈런, 77타점을 때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양의지의 팀 공헌도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두드러진다. 두산 투수들이 안정감을 갖고 투구할 수 있는 믿음직한 포수였다.
양의지가 떠나면서 두산은 박세혁과 이흥련이 주전 포수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세혁이도 어느 정도 연차가 있는 선수다.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투수들과 호흡도 많이 맞춰왔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흥련도 있다"면서 "타선도 지금 상황에서 용병 타자를 더욱 신중하게 뽑아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양의지에 대해 "의지가 데뷔할 때 내가 코치였다. 당시 스카우트팀에서 진흥고에 괜찮은 포수가 있는데 한 번 보라고 해서 봤는데 완전 베테랑이었다. 각별할 수 밖에 없다"며 개인적인 아쉬움도 드러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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