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이란 미명 하에 원칙이 흔들릴 위기다.
'15연패'에 빠진 한국전력의 특별법 논의를 위해 한국배구연맹(KOVO) 단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스포츠조선 12월 12일자 단독 보도>
크게 두 가지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우선 냉정한 프로세계에서 동정에 호소한 한국전력이다. 기존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은 외국인 공격수 관리 실패와 대체 자원의 기량미달 등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한국전력이 KOVO에 구제방안을 모색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이 이번 논란의 화근이 됐다.
컨트롤타워 부재도 아쉽다. 투명함과 공정함으로 회원사의 도우미와 견제 역할을 해야 하는 KOVO의 선제적 대응 실패가 논란을 키웠다. "도와달라"는 한국전력의 간절한 외침에 KOVO는 단호했어야 했다. "안된다"고 잘랐어야 했다. 이유는 하나다. 지금은 시즌 중이고, 외인교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동정에 흔들렸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KOVO의 한 관계자는 구단 단장 및 사무국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전력 구제방안에 대한 구단들의 의견을 이미 수렴했다고 한다.
타 구단들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KOVO의 사전설문에 찬성 의사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경기장 안에선 승점 1점과 비디오 판독 하나에도 예민한데 밖에선 '천사표'가 되는 두 얼굴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규정이 절대 바뀌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규정이라면 바꿔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다만 문제는 시점이다. 규정 개정에 대한 시기가 잘못됐다.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긴 하지만 규정을 바꾸는 시기는 '시즌 전' 또는 '시즌이 끝난 뒤'여야 한다. 바꾸려는 현 시점이 '시즌 중'인 것이 문제다. 논의조차 될 필요가 없는 사안을 가지고 단장들이 긴급 간담회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한국전력의 끝모를 부진이 안타깝지만 원칙은 원칙이다. 스포츠2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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