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유해진이 '말모이'를 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의 한 남자가 조선어학회 대표를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영화 '말모이'(엄유나 감독, 더 램프 제작). 극중 감옥소를 밥 먹듯 드나들다 조선어학회 사환이 된 까막눈 김판수 역을 맡은 유해진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럭키'(2016), '택시운전사'(2017), '공조'(2017), '1987'(2017) 그리고 '완벽한 타인'(2018)까지 단 한번의 이미지 반복이 없으면서도 관객이 사랑하는 특유의 유머와 친근함을 잃지 않는 배우 유해진. 인간미 가득한 매력을 바탕으로 공감의 웃음과 감독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온 그가 '말모이'에서 판수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배우 유해진'의 진가를 드러냈다.
판수는 명문 중학교에 다니는 덕진과 어린 순희 남매를 키우는 홀아비로 까막눈이지만 말은 청산유수, 허세 또한 일품인 인물. 다니던 극장에서 잘린 후 덕진의 밀린 월사금을 구하기 위해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의 가방을 훔치다 실패. 감옥소 동기인 학회 어른, 조선생 소개로 자존심 굽히고 사환으로 취직한다. 이후 사십 평생 처음 '가나다라'를 배우고 회원들의 진심에 눈을 뜨고 '말모이' 작업에 같은 뜻을 가진 동지로 함께 한다.
이날 유해진은 '말모이'를 택한 가장 큰 이유를 엄유나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꼽았다. 그는 "엄유나 감독이 '택시운전사'에서의 연도 있고, 엄 감독님 저를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이 영화를 제안했다. 그래서 관심있게 읽었는데, 다소 교육적이나 그래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 엄유나 감독은 '국경의 남쪽' 때 연출부였다. 한동안 못보다가 다시 보게 됐는데 '택시운전사'를 썼다고 하더라. 정말 놀랐다. '추격자' 때도 스크립터를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 뚝심있는 사람이다. 듬직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인연만으로는 영화를 다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까막눈에서 변화하는 인물도 재미있었다"는 유해진은 "교육적인 면도 있지만 극적인 재미도 컸다"고 설명했다.
유해진은 관객이 기대하는 유해진의 모습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의 괴림감을 묻는 질문에 "사실 저는 다른 걸 보여줄 건 다 보여드린 것 같다. 저에게 또 뭔가 다른게 있겠나"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다만 저는 그 작품에 충실하려고 한다.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다기 보다. 작품에 거북하지 않게 녹아드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관객을 저를 많이 봐오셨고 익숙하실테지만, 유해진은 이 야기에서 겉돌지 않고 잘 스며든다는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이젠 새로운 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말모이'는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이 가세했고 '택시운전사' 각본을 쓴 엄유나 작가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내년 1월 9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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