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0일 장정석 감독을 보좌해 2019시즌을 헤쳐나갈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조금 색다른 인물이 눈에 띈다. 올 시즌 팀의 시즌 1호 홈런을 쳐냈던 김태완(34)이 2군 타격코치에 이름을 올려놓은 것. 김태완은 올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나 현역 연장의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여전히 타격에 관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현실의 벽을 확인한 뒤 새로운 진로를 모색했다. 지난해부터 2년간 몸담았던 넥센 히어로즈에서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자 구단측에 연락을 해 지원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고형욱 단장과 장정석 감독은 여러 후보를 놓고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한 끝에 결국 김태완을 코치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보직은 2군 타격 코치였다.
코치 선임 소식을 들은 김태완은 우선 "긴장되고 설렌다"는 소감을 밝혔다. 학창시절부터 올해까지 20년이 넘도록 선수로서 배우는 입장에 있다가 이제부터는 누군가를 가르쳐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선수 때와 비교해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또 그런 준비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김태완은 "코치 지원을 해 놓고도 사실 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러나 만약 된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했다"며 코치직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김태완은 KBO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독특한 타격폼의 소유자였다. 준비자세 때 배트를 머리 위로 치켜 올려 방망이 헤드가 투수를 향하도록 만들었다. 투수 시점에서 보면 마치 고개를 쳐들고 매섭게 노려보는 코브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다 투수가 투구 준비자세에 들어가면 금세 배트를 내려 보통의 자세로 돌아왔다가 스윙을 시작한다.
이런 독특한 타격 폼 때문에 김태완은 프로 입문 후 많은 타격코치와 감독들에게 지적을 받아왔다. 2008~2009시즌 연속으로 20홈런을 넘겼고, 2010시즌에는 15홈런에 리그 볼넷 1위(86개)를 하는 등 좋은 선구안도 과시했지만 루틴한 타격 폼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계속 폼을 바꾸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었다. 김태완은 그런 지적을 수용해 타격 폼을 바꿔보기도 했다. 그러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했다. 효과도 별로 좋지 못했다. 결국 다시 원래 폼으로 돌아갔다가 "지금 반항하는 거냐"라는 식의 불호령을 듣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김태완은 타격 이론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해외 강타자들의 여러 폼을 관찰하며 개인마다 적합한 타격 자세가 있고, 특별히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그런 폼을 억지로 뜯어고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록 자신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타격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셈이다. 김태완은 "새로운 도전이 설레면서도 부담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를 코치로 뽑아주신 팀의 결정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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