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을 보인 친구들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거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웃음)."
새 시즌 NC 다이노스를 이끌어 갈 이동욱 감독(45)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했다.
올 시즌의 NC, 물음표 투성이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포수 양의지를 품에 안았고, 내부 FA 모창민을 붙잡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 세 명을 보강하면서 분위기도 일신했다. 하지만 빈약한 마운드, 좀처럼 뭉치지 않는 타선 등 확신을 갖기 어렵다.
이 감독의 머릿 속에는 새 시즌 구상이 착착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인 친구들은 분명히 있었다.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안팎에서 새 시즌 기대주를 꼽아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물고 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새 시즌에)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선수는 확실히 있었지만, 아직은 (밝힐)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사령탑들은 연초엔 '비밀주의'를 선호한다. 시즌 직전까지 긴장감을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전력을 쌓아올려 자신이 그리는 야구를 완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이 NC 창단 멤버로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육성군 수비 코치로 시즌을 보낸 기억을 돌아보면, 그가 속내를 감춘다 해도 대부분의 선수 파악은 끝났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침묵 속에는 좀 더 명확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 취임 이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강조했던 이 감독은 "사실 자신 있는 야구라는게 실력이 뛰어나야 이룰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스스로 기량을 성장시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지난해 우리 팀은 그런 부분에서 소극적이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수들 스스로 '설마 내가?'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스스로 의욕을 갖고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까지 올 정도면 실력은 충분하다. 코칭스태프가 도와줄 수는 있지만 결국 변화-발전은 선수들이 이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야구는 9명만 하는게 아니다. 특히 우리 팀은 뎁스 강화가 필수"라며 "144경기를 버티려면 슬럼프를 최소화 해야 한다. 슬럼프라는게 결국 체력이 떨어지면 오게 되는 것이다. 엔트리 내에 든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며 슬럼프를 줄여야 하는게 우리의 숙제다. 때문에 신예들 뿐만 아니라 가능성을 실현시키지 못했던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 감독은 묵묵히 활짝 열어놓은 문을 넘어 들어올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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