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요. 코칭스태프건 프런트건 다 좋아하더라구요."
KIA로 돌아온 앤서니 르루(37)에 대한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마운드에서 와일드한 매력이 돋보였던 투수 앤서니가 지도자로 돌아왔다. 미래의 어깨, 육성군 투수코치다. 2001년 애틀랜타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한 앤서니는 신시내티 시절인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2, 2013년 KIA에서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다. 2년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통산 11승16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3.94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에 오기 직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1년간 일본 야구도 경험했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셈.
앤서니는 마운드 위에서는 불타는 승부욕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마운드를 내려오면 달랐다. 친절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장난을 치고 한국음식을 나눠 먹으며 마치 국내 선수처럼 선수단에 스스럼 없이 녹아들었다.
2년 만에 팀을 떠났지만 KIA 스카우트 팀은 토종화된 '유쾌한' 앤서니와 연락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안부를 주고 받았고 결국 이 인연의 끈이 지도자 영입으로 이어졌다.
용병의 토착화가 지도자로 이어지고 있다. KIA 내에서 외국인 선수의 지도자 변신 사례는 앤서니가 처음이다. 하지만 타 구단은 전례가 있었다. 롯데 프랑코, 삼성 카도쿠라, 롯데 옥스프링, 히어로즈 나이트 코치 등이다.
외국인 선수의 지도자 변신. 야구 실력이 전부는 결코 아니다. 조건이 있다. 성실하고 소통에 능한 선수여야 한다. 야구 아무리 잘해도 인성이 나쁘고 소통이 안되면 절대 불가능하다. 프랑코, 카도쿠라, 옥스프링, 나이트 코치는 현역 시절 하나 같이 성실의 대명사로 국내 선수들에게 존재 자체가 모범이 됐던 '좋은' 선수 출신들이다.
소통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오로지 자기 야구만 하던 선수들을 지도자로 쓰기는 힘들다. 문화적, 언어적 차이를 넘어 팀으로 하나가 되려는 적극적 성격의 소유자들이 지도자 자격이 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부분을 가장 유심히 본다. 그야말로 그 사람의 성향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코치도 많은데 왜 굳이 커뮤니케이션적 한계가 있는 외국인 선수 출신 코치를 영입하는 것일까. KIA 관계자는 "선수들이 어릴 적부터 선진야구를 접한다는 점이 크다. 외국인 코치들이 스킨십이 좋아 선수들과 격의 없는 지도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을 으뜸으로 꼽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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