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깨기 하러 다녀야죠."
조심스럽지만, 자신감도 넘친다. 약 2년 여의 공백. 그 사이 프로농구 무대가 많이 바뀌었는데, 묵묵히 연마한 개인 기량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상무 농구단은 14일 수원 경희대체육관에서 열린 KBL D리그 1차대회 결승전을 치렀다. 98대73 대승,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대회를 끝으로 이승현 김준일 허 웅 입동섭 문성곤 김창모 6명의 선수가 상무 선수로 공식 경기를 마쳤다. 이들은 29일 전역 후 각각의 프로 소속팀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6명 모두 곧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각 팀들도, 농구팬들도 이 선수들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승현 김준일 허 웅은 당장 각 팀 간판이라고 해도 무방한 선수들이다. 이들의 합류로 인해 프로농구 순위 싸움이 확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로 합류하는 이승현은 "팀이 시즌 초반엔 10연패를 하다가 지금은 잘나가고 있다. 파워포워드 자리가 힘든 상황인데 형들이 그 가운데서 잘 이끌고 있다. 거기에 민폐 끼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현의 말대로 오리온은 꼴찌로 처져있다 최근 6강 싸움에 불을 붙이고 있다. 내-외곽을 모두 책임질 이승현이 합류하면 팀 전력 자체가 달라진다. 대릴 먼로에게 걸리는 과부하를 줄여줄 수 있다. 정규리그 후반, 그리고 플레이오프 최대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김준일은 서울 삼성 썬더스의 탈꼴찌를 이끌어야 한다. 삼성의 경우 김준일과 함께 임동섭까지 합류하기 때문에 더 안정된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김준일은 "갑작스럽게 합류해 비시즌 동안 열심히 한 선수들의 자리를 뺏는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든다. 준비 잘해서 언제 투입 되더라도 열심히 하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원주 DB 프로미 허 웅도 팀의 부족한 가드 라인을 채워줄 선수다. 힘겨운 6강 경쟁을 펼치는 DB에 꼭 필요한 전력이다. 허 웅이 빠진 사이 DB는 이상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김주성도 은퇴했다. 팀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허 웅은 이에 대해 "감독님이 바뀌셔서 제가 어떻게 한다기보단 적응이 우선이다. 팀원들이 다 열심히 하기때문에 그런 마음가짐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 사람이 군에 있는 동안 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생겼다. 장신 선수는 2m 이내로 뽑아야 하기에 토종 빅맨으로 분류되는 이승현과 김준일 입장에서는 플레이 하는데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이승현은 "분명히 잃는 것보다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준일은 "초반에는 토종 센터들이 잘하다 최근 주춤하는 것 같다. 내가 돌아가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도장깨기를 하러 다니겠다"며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반대로 가드 허 웅은 키가 더 작아진 단신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직접 매치업을 펼쳐야 한다. 종전 단신 외국인 선수들은 언더사이즈 빅맨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허 웅과 같은 포인트가드, 슈팅가드들이 대부분이다. 국내 가드 입장에서는 외국인 선수들 수비에 더 힘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을 받은 허 웅은 "뭐가 힘들어진다는 거죠"라고 답하며 "원래 하던대로 내 플레이를 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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