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은 과연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 있을까.
오재일은 올 시즌 두산 베어스 타선의 '키맨'이다. 지난 시즌의 부침을 반복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재일은 2016년 27홈런, 2017년 26홈런을 치며 두산의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의 강렬한 활약은 그의 가치를 더욱 올려놨다.
하지만 2018년은 끝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당당하게 주전 1루수로 개막을 맞이한 그는 좀처럼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했다. 3월 24일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24타수 4안타)로 출발해 4월 월간 타율 2할5푼7리(74타수 19안타), 5월에는 2할8리(72타수 15안타)로 더욱 떨어졌다.
보다 못한 김태형 감독이 6월초 오재일은 2군에 내려보내기도 했지만, 열흘 이후 돌아와서도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시즌 타율은 2할 극초반대까지 떨어졌다. 7월초 한차례 2군에 한번 더 다녀온 오재일은 다행히 7월말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정타가 늘어나면서 홈런도 몰아쳤다. 올스타 휴식기와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도움이 된듯 보였다. 9월에만 홈런 9개를 치면서 3년 연속 20홈런에도 성공했다.
사실 시즌 전체 성적을 놓고 보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타율이 3할대에서 2할7푼9리로 하락했고, 나머지는 2016~2017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기복이다. 전반기의 극심한 부진이 새해에는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오재일 역시 지난해 초반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재원과 함께 미국에 건너가 덕 레타 코치에게 레슨을 받는 등 개인 훈련에 매진해왔다.
정경배 신임 타격코치도 가장 먼저 대화를 하고 싶은 선수로 오재일을 꼽았다. 정 코치는 "지난해 오재일이 많이 떨어졌다. 상대팀 코치로 봤을 때는 자세히 보지 못했으니 연습하고, 경기하는 것을 보며 무슨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코치가 보고 평가하는 것과 선수 스스로가 느끼는 것은 다르다"며 의욕을 보였다.
오재일의 페이스에 따라 김태형 감독의 구상도 달라진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최주환 박건우 허경민 등 아직 4번타자 김재환을 중심으로 한 앞뒤 교통 정리가 안된 상태다. 김 감독은 "김재환 뒤를 받쳐줄 가장 유력한 후보가 오재일이라, 시즌 초반 페이스가 어떻냐에 따라서 앞뒤 타순을 확정할 수 있다"면서 "오재일도 답답해서 미국까지 갔을 것이다. 어떤 한가지만 맞다고 생각하지 말고 잘 배워서 오라고 이야기 해줬다"고 말했다.
양의지가 빠졌지만 두산 타선은 여전히 만만치가 않다. 코칭스태프의 기대대로 오재일은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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