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29)가 예상대로 삼성에 남았다. 삼성은 FA 김상수와 3년간 최대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계약금 6억원에 연봉 2억5000만원으로 보장금액 13억5000만원에 인센티브 4억5000만원(연간 1억5000만원)이다.
"파란색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 기쁘다. 팬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
구단을 통해 전한 소감이다.
사실 이번 계약은 김상수 입장에서는 못내 아쉬울 만한 내용이다. 캠프 직전까지 버텨봤지만 결국 구단 측 안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기 때문이다. 기름기 쪽 빠져 담백해지다 못해 건조해진 시장이 발목을 잡았다. 시장 변화에 따른 철저한 수요자 중심 구도 속에서 반전은 없었다. 재 자격 취득 연한인 4년을 채우지 못했다. 연봉도 지난해 2억4000만원에서 고작 1000만원 올랐다. 인센티브 4억5000만원은 부상 없이 꾸준히 출전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이다. 3년 후에는 1년 계약을 해야 한다.
'올해 같은 분위기와 기준이 정상'이라며 FA거품론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만 선수 입장에서 FA대박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 때 마침 특정 포지션 선수가 꼭 필요한 경쟁 구매자가 있느냐가 몸값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실력에 비해 과한 돈을 받은 선수도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다.
일단 버스는 지나갔다. 인생사 새옹지마다. 오늘의 아쉬움이 내일의 동력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FA 중 가장 젊은 김상수에게 이번 계약은 몸에 좋은 쓴 약이 될 수 있다.
훌훌 털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 워낙 천부적 야구 센스를 타고난 선수인 만큼 이 악물고 노력하면 30대에 만개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선수다. 부상을 털고 공-수에서 맹활약 한다면 4년 후 더 나은 FA계약을 할 수 있다. 그 때 시장상황이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전히 자격을 얻지 못한 대다수 동기생들 처럼 군입대 등 공백이 있었다면 어차피 신규 FA 자격은 몇 년 후에 왔을 것이다. 이번 계약은 덤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런 발상의 전환이 더 나은 내일을 이끌 수 있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FA계약의 마무리. 또 다른 시작이다.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아쉬움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를 어떤 변화로 이끌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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