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왕 KT 위즈 강백호에 대한 이강철 감독의 방침은 확고하다. 투타 겸업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을 떠난 29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강백호는 투수를 억지로 만들기보다 타자와 수비에 지장을 안주는 방향에서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불거져 나온 강백호의 투타 겸업에 대한 감독으로서의 입장을 분명히 정리한 것이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타순은 1번보다는 중심타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투수로서의 자질은 알고 있지만, 둘 다 잘할 수는 없다. 테스트는 한 번 해볼 수 있지만, 투수로 기용한다면 그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지난해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527타수 153안타),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역대 고졸 신인으로는 최다 기록이다. 1번타자로는 84경기에 나가 타율 3할4리, 23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톱타자로 출루율은 3할5푼6리로 전체 평균 수준이었다. 강백호는 1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어느 정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감독은 장타력과 집중력을 갖고 있는 강백호를 중심타선에 포진시키는 것이 팀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1번 자리에는 강백호보다는 황재균이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황재균을 1번으로 테스트해 볼 생각이다. (상무에서 제대한)김민혁도 1번이 될 수 있다. 1번타자는 꼭 발이 빠르고 작전을 잘 수행할 필요는 없다. 얼마나 안타를 많이 치고 출루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능력치로 봤을 때 재균이가 톱타자로 가고 백호가 중심에서 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강백호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타격보다는 수비다. 투수를 겸업할 경우 외야수비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투수를 하게 되면 수비와 타격에서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몸에 무리가 가면 안된다"고 했다. 강백호는 지난해 좌익수로 72경기에 출전해 6개의 실책을 범했다. 실책 자체보다는 불안정한 수비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게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이번 전지훈련서 보완을 해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강백호는 2018년 신인 2차 1라운드에서 KT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당시 강백호의 포지션에 대해 KT는 외야수로 KBO에 등록신청을 했고, 실제 강백호는 투수로 출전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시즌이 끝난 뒤 구단 안팎에서 투수 기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혼선이 빚어졌으나, 이 부분에 대해 이 감독이 명확하게 정리를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날 선수단과 함께 전훈지로 떠난 강백호는 "올시즌 타석이나 수비에서 실수를 줄이려고 한다. 타순은 걱정하지 않는다. 팀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상황에 따라 준비할 예정"이라며 "이제 신인이 아니다. 진정한 프로선수로서 평가받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30홈런을 치고 싶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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