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가 국가대표 쇼트트랙 코치시절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 원심(징역 6월)보다 훨씬 무거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진정한 반성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와의 합의 또한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수원지방법원 형사항소 4부(문성광 부장판사)는 30일 오전에 열린 조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상습 상해 및 재물 손괴 혐의에 대해 원심에서는 피고에게 징역 2년 구형에, 징역 10월이 선고됐다. 그러나 피고는 원심 선고가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검사는 반대로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며 "이에 항소심에서 원심 선고가 적절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살펴봤다"고 항소심 판결의 계기를 밝혔다.
'지도'는 핑계, 폭행은 악의적이고 반복됐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가 자신의 잘못 시인하고 반성했다고 하지만,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의 선수들을 훈련 태도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해 고막천공 안면부 개방성 열상, 뇌진탕 전조 등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또한 심석희 등 일부 피해자는 여전히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는 경기력 향상을 위했다는 취지로 변명하고 있지만, (폭행의) 시기와 정도, 결과를 볼 때 변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피해자 심석희의 경우 평창동계올림픽을 20여 일 앞두고 이뤄진 폭행이 경기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조 전 코치의 변명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조 전 코치가 이미 유사한 사례로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음에도 폭행을 반복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2012년에도 중학교 3년생 선수를 골프채로 폭행해 손바닥 골절을 입혔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이라는 선처를 받았다. 그럼에도 폭력을 기반으로 한 지도방식에 대해 반성 없이 답습해 결국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와의 합의도 사실상 강요
더불어 피해자와의 합의 부분에 대해서도 양형 감안 자료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와의 합의는 피고인이 진정한 합의 의사를 기반으로 피해자의 자유 의사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거절하기 어려운 체대 지인 등을 동원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한 정황이 있다. 비록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이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보다 사실상 강요에 의한 것이 때문에 양형 자료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이 판결로 체육계 지도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하는 한편, 선수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원심 판결이 가볍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검사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다"고 주문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조 전 코치 측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는다면 즉각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이감돼 형기를 치르게 된다. 이날 조 전 코치 측 국선 변호인은 출석하지 않았다.
수원지법=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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