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의원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시스템 혁신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한림대학교의료원이 국내 처음으로 블록체인을 이용한 보험 청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해 12월 31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개시했다. 국내 병원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용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작년 3월부터 블록체인 기술기업 피어나인 등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정보 저장·사용 환경을 구축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병원의료정보시스템(HIS, Hospital Information System)에 있던 환자의 처치·치료 등 의료정보를 블록체인 안에 전자문서 형태로 보관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의료정보 제공에 동의만 하면 휴대폰을 통해 의료정보를 보험사 등으로 자동 전송 가능한 것이다.
기존에는 실손의료보험 등 병원비용을 보험청구할 때 병원에서 진료비계산서, 진단서 등의 증빙서류를 실물로 발급받고 이것을 팩스·이메일·보험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접수하는 방식으로 청구해야 했다.
이럴 경우 챙겨야 할 서류도 많고, 발급을 위해 병원에서 대기해야 하거나 서류를 잃어버렸을 때 병원에 재방문해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한림대학교의료원의 모바일 보험 청구 시스템을 이용하면 카카오톡을 통해 간단하게 본인인증을 하고, 여러 건의 진료 내역 중 보험금 청구를 원하는 의료정보를 골라 보험사에 보낼 수 있으므로 보험금 청구 과정이 매우 간편하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실제 직장인 김모씨(53)는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심혈관질환 치료를 받고 퇴원 차 수납을 하던 중, 직원으로부터 '병원비를 보험 청구할 예정이라면 복잡한 절차 없이 휴대폰으로 즉시 가능하니 이용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김씨가 동의하니 카카오톡을 통해 보험 청구가 가능한 화면으로 연결할 수 있는 알림톡(카카오페이 인증메시지)이 왔다. 이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하자 김씨의 병원 이용 이력이 나타났다. 이 중 김씨가 청구하고 싶은 입원 내역을 선택하고 '보험청구 전송' 버튼을 누르자 그대로 보험 청구가 완료됐다. 김씨는 "그동안 진단서 등 각종 서류를 떼서 보험사에 제출하고 청구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부담스러웠는데, 휴대폰으로 수 분만에 해결할 수 있어 편리하고 신기하다"고 전했다.
현재 한림대학교의료원은 KB손해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추후 더 많은 보험사와 제휴를 맺을 예정이다. 또한 입원환자뿐 아니라 외래환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넓히고, 오는 3월에는 한림대학교의료원 산하 5개 병원(한림대학교성심병원,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도록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강윤식 한림대학교의료원 진단심사정보팀장은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지난해부터 환자가 쉽고 편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병원'으로 혁신하며 국내 의료정보 시스템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향후 내부뿐만 아니라 타 의료기관과도 블록체인을 통해 의료정보 교환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지난해부터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 병원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종합병원 최초로 모바일 수납 서비스를 개시해 1년간 9만1824건에 달하는 이용 건수를 기록했다. 올해 모바일 보험 청구 시스템 및 제증명서 발급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추후 CT· MRI 등 영상기록물을 포함한 의료데이터를 CD 등에 발급받지 않고 병원끼리 직접 교환할 수 있는 '리퍼럴 시스템(Referral System, 진료정보교류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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