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22·지로나)가 팀 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백승호는 10일(한국시각) 스페인 지로나 에스타디 몬틸리비에서 열린 우에스카와의 2018~201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47분을 소화했다. 지난달 10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를 통해 1군 공식 데뷔전에 나선 백승호는 1월28일 바르셀로나전에 교체 출전해 꿈에 그리던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다. 우에스카전에서는 1군 데뷔 후 가장 긴 시간을 소화했다.
백승호는 0-2로 뒤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됐다. 보르하 가르시아를 대신해 왼쪽 날개로 나선 백승호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 22분 중앙 수비수 베르나르도가 2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을 당하며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백승호는 주로 중앙에 머물며 후방에서 공격을 풀어나갔지만, 지로나의 공격은 무기력했다. 결국 지로나는 0대2로 패했다.
백승호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흡사 스페인 선수같은 느낌이었다. 볼을 간수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답게 탈압박 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짧게 짧게 끊어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큰 임팩트는 주지 못했다. 너무 안정적인 플레이가 오히려 독이 된 듯 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모험적으로 플레이할 필요가 있다. 이날 퇴장으로 후방으로 내려왔지만, 에우제비오 사크리스탄 지로나 감독이 백승호에게 원하는 역할은 더 공격적인 롤이다. 팀에 녹아들며 연계를 하는 것도 좋지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패스를 시도하거나, 아니면 직접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물 흐르는듯이 볼을 이어주는 역할만으로는 프리메라리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스페인에 많다.
프리메라리가는 단 3명만이 비유럽선수 외국인쿼터에 등록할 수 있다. 백승호가 전반기 뛰지 못한 것도 여기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백승호는 한국축구팬들 모두가 기대하는, 전에 보지 못한 재능을 지닌, 특별한 유망주지만, 지로나에서는 '외국인선수'다. 남은 경기에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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