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아직 강팀이라는 이미지를 가져보지 못했다. 3년 연속 꼴찌를 했고 지난해 간신히 NC 다이노스보다 앞서 9위에 올랐다. 라인업을 봐도 하위타선이 약하고, 전체적인 팀 구성이 탄탄하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KT의 선장이 된 이강철 감독은 야수진의 전력층 강화를 이번 스프링캠프의 목표 중 하나로 보고 선수들을 두루 살피고 있다. KT가 초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다가도 후반에 약해지는 것이 비주전들의 실력이 주전과 차이가 컸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전들이 매일 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기에 주전이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빠졌을 때 그 공백을 막아줄 백업멤버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기대한대로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진다면야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키워야 한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상대와 싸워서 이기면서 자신감을 얻고 그 자신감으로 계속 승리해 5강이라는 꿈을 이뤄야 한다.
이 감독은 그래서 현실적인 생존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만약 백업멤버의 강화라는 계획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주전들을 최대한 몸관리를 시키면서 시즌을 치를 수밖에 없다. 주전들의 체력 관리는 보통 1경기에 1명 정도를 쉬게해주고 그 자리에 백업멤버를 선발로 투입하는 게 많다. 전력이 전체적으로 좋다면 1명 정도의 공백은 어느정도 메울 수 있고, 백업멤버의 실력이 나쁘지 않다면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KT는 상황이 다르다. 9명의 타자 중 기대를 갖게하는 이는 로하스 유한준 강백호 황재균 박경수 윤석민 등 6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중 1명만 빠지는 것도 KT 타선에선 큰 손해가 된다.
그래서 이 감독은 잡을 경기와 포기하는 경기를 나눠서 운영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주전들이 힘든 상황에서는 몇 명을 빼고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다음을 위해서 더 나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선택과 집중이다. 어차피 주전들이 빠질 때 백업멤버들이 들어가는데 그것을 하루에 몰아서 하겠다는 것. 백업멤버들이 출전해 경기를 뛰면서 실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를 주면서 좀더 잡을 가능성이 높은 경기에 집중을 하는 전략이다. 잘 맞아떨어지기만 한다면 선수 육성과 성적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을 하면서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감독이란 자리. 캠프가 시작된 이후 이 감독의 생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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