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아우의 대결. 과연 누가 이겼을까.
13일, 원주 DB와 부산 KT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대결이 펼쳐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치열한 '형제 대결'이 펼쳐졌다. 허 재 전 대표팀 감독의 두 아들인 허 웅(DB)과 훈(KT)이 처음으로 격돌했다.
생애 첫 대결이었다. 둘은 나란히 삼광초-용산중-용산고-연세대를 다니며 줄곧 함께 뛰었기에 공식전 대결 기록은 없다. 게다가 '형제대결'이 펼쳐지는 곳은 아버지의 영구결번(9번) 유니폼이 걸린 경기장이었다. 농구 팬들의 눈길이 원주로 쏠렸다.
사령탑 역시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이상범 DB 감독은 "형제끼리 제대로 붙어보길 바란다. 경기 전 허 훈이 '형을 압박해서 드리블 한 번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는걸 들었다. 허 웅이 '걔는 원래 말만 한다'며 막아 세우겠다고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 나란히 선 둘은 많은 관심이 어색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허 웅은 "사실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지 몰랐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많은 관심 속에서 승리하겠다. 형이니까 꼭 승리해서 (동생) 기세를 눌러버리겠다"고 목소리이 힘을 줬다.
형의 선전포고에 동생도 맞불을 놨다. 허 훈은 "20년 이상을 함께 산 형이다. 그저 형을 이기고 싶은 마음뿐이다. 중요한 경기니까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나란히 선발로 코트를 밟은 허 웅과 훈은 시작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허 훈은 경기 전 다짐처럼 강력한 압박으로 형을 막았다. 하지만 '뛰는 동생' 위에 '나는 형' 있었다. 허 웅은 절묘한 돌파와 정확한 슛으로 동생의 수비를 뿌리쳤다. 실제로 허 웅은 2쿼터 종료 1분56초를 남긴 상황에서 동생의 수비를 따돌리고 리바운드 뒤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올린 허 웅은 더욱 뜨거운 손끝을 자랑했다. 4쿼터에는 승리의 쐐기를 박는 3점슛을 꽂아 넣었다. 그는 이날 혼자 24점-6도움-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반면, 허 훈은 공수에서 주춤했다. 허 웅이 펄펄 난 DB는 홈에서 80대53 승리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KT는 허 훈의 침묵 속에 올 시즌 최소 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관심을 모았던 형제의 첫 번째 대결은 형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삼성의 대결에서는 라건아(28점-12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운 현대모비스가 102대76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모비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4강 플레이오프 직행(정규리그 2위 이상)을 확정했다. 통산 11번째 4강 직행이다.
원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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