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래퍼 산이의 이른바 '젠더 혐오'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산이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힙합 서바이벌 '타겟 빌보드:킬빌'에서 무반주 디스랩 '워너비 래퍼(Wannabe Rapper)'를 선보였다. 하지만 무대 도중 후면 스크린에 등장한 'I♥몰카'라는 문구가 노출돼 논란이 됐다.
산이는 '킬빌'을 그간 시달려온 페미니즘 논란을 벗어나기보다 그 연장선으로 활용했다. '워너비 래퍼'에는 "난 깨어있지 난 자유시민 내 말은 진리 난 잘못 없지 난 깨끗해 bitch", "걔넨 걍 hate all, 남북 편 갈러 한남 김치 좌익 우익 싸움구경", "여잘 왜 혐오해 nonono I'm feminist I love them bitches" 등의 가사가 담겼다. 리허설과 사전 녹화에 참여한 '킬빌' 제작진이 이같은 가사를 통과시킨 것 또한 이를 프로그램의 화제성에 활용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산이는 지난해 11월 이수역 성희롱 사건 이후 이른바 래디컬 페미니즘 진영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산이는 자신의 SNS에 문제의 두 여성이 남성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영상을 공개했고, 이후 발표한 신곡 '페미니스트', '6.9cm', '웅앵웅' 등으로 이들을 정면으로 겨냥해 비판했다. 연말 '브랜뉴이어' 공연 중에는 이 사건들로 인해 자신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일부 여성들과 직접 험한 말을 주고받았고, 그결과 소속사 브랜뉴뮤직과의 계약도 해지한 뒤 유튜버로 활동중이다. 이같은 일련의 소신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 치열한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I♥몰카'는 단순히 무대연출이라기엔 선을 넘었다. 그간의 아슬아슬한 포지션에서 발을 헛딛은 모양새다. 해당 문구가 무대에 노출된 시간은 불과 1초 미만. 아무래도 비판보다는 숨겨진 조롱에 방점이 찍힌다. 몰카 등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논란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힙합계 입장에서도 이번 논란은 아쉬움 그 자체다. '킬빌'은 당초 MBC뮤직으로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지상파 MBC로 채널이 변경됐다. Mnet과 JTBC 등 케이블·종편에 머물러있던 한국 힙합이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열풍을 타고 지상파와 손을 잡은 첫 걸음이었다. 도끼와 비와이를 비롯해 리듬파워, YDG, 치타, 제시 등 유명 래퍼들도 기꺼이 출연했다.
하지만 산이의 'I♥몰카'는 '킬빌'의 화제성을 훅 불어 꺼트렸다. 야심차게 명명한 '타겟 빌보드'도, '힙합 서바이벌 킬빌'도, 유명 래퍼들도 사라지고 또다시 촉발된 젠더 혐오 논란만 남았다.
'킬빌' 제작진은 "해당 방송분에 대해 사전 시사를 했음에도 해당 장면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며 "부적절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 점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라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 대해 브랜뉴를 떠나 유튜버로 홀로서기 중인 산이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을 유지하고 있다. 대중들은 산이의 대답과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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