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모아 극복하겠다."
야구 한·일 전, 늘 뜨거웠다. 그날이 오면,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11년 전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김경문 감독은 멋지게, 극적으로 일본을 꺾었다. 지독하게 부진했던 이승엽의 역전포 한방은 짜릿한 드라마에 스토리를 입혔다.
강산이 바뀌었다. 그때 그 명장이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군사력은 예전만 못하다. 일본보다 우월한 측면을 찾기 어렵다. 인프라가 벌린 틈새가 더 넓어졌다. 11년 전보다 수준 차는 더 커졌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들려오는 각 클럽의 한·일전 결과는 참담하다. 연일 한국 프로팀의 대패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몸을 만드는 속도의 차이라고 어물쩍 덮기에는 어색할 정도다.
22일 전력 분석 차 일본으로 떠나는 김 감독의 생각도 복잡하다.
"일본 선수들이 다 교체됐기 때문에 전력분석도 중요하지만 한번 봐야지. 시범경기도 몇 경기 봐야 하고…. 그때(2008년) 선수들이 하나도 없잖아요. 전력분석은 분석대로 하고 나도 좀 보고 준비할 마음의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야 하니까. 열심히 잘 보고 올게요."
믿을 구석은 하나 뿐. 역대로 강했던 소수정예 엘리트의 단합된 힘이다. 하나로 힘을 모으는 데 김 감독은 최고 역량의 지도자이기도 하다. 전제가 있다. 각 구단의 대승적 협조다. 각 구단이나 감독들은 '병역 특례' 대회 여부에 따라 속내가 달라진다. 김 감독 역시 '도움'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현장에서 반년 이상 떨어져 있었으니 만큼 캠프 중인 각 구단 감독님들과 대화도 필요할 거 같아요. 도와달라고 할 건 도와달라고 인사 잘 하고 오려고 합니다."
목표 달성까지 갈 길이 멀다. 해결해야 할 것들이 수두룩 하다. 국민 정서적으로 특별한 한·일전만이 문제가 아니다. 넘어야 할 서구 강팀들도 줄줄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승부사'다. 변명, 썩 좋아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걸 불평한들 바뀌는 건 없다고 믿는다.
"사실 일본과의 수준 차가 하루이틀 간에 있었던 일은 아니잖아요. 그동안 단기전에 뭉치는 힘으로 이겼는데, 뭐 사실 예전보다 강하다 할 수는 없지만 대표팀 마크를 달고 마음을 모으는 쪽 만큼은 우리가 월등히 강하니까요. 일본 뿐 아니라 다른 팀도 다 어려운 상대들인데 경계해서 잘 준비해야 할 거 같아요."
11년 전 눈물을 펑펑 쏟았던 이승엽에 대한 김경문 감독의 믿음. 한국야구는 그 기적 같은 스토리 연출의 재연을 김 감독에게 또 한번 부탁했다. 이번에도 김경문호 출항을 이끄는 동력은 '믿음'이다.
"어려운 상황이긴 해도 코칭스태프 뽑고나서 보니까 좋더라고요. 좋은 코치들과 좋은 선수들과 마음을 하나로 모으면 충분히 강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께 또 한번 좋은 한·일전을 보여드리면 기쁘잖아요.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할게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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