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이 한 표 받았더라고요. 깜짝 놀라게 해드리겠습니다."
전남 드래곤즈 미드필더 한찬희(21)의 눈빛이 차갑게 반짝였다. 지난해 K리그1에서 강등된 한이 서린 듯한 서늘한 눈빛. 그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우리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한찬희는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 전남 대표선수 자격으로 파비아노 수아레즈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찬희는 올 시즌에 관한 '5자 각오'로 '우승 후 승격'을 발표하며 "이제껏 K리그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우승을 하고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후 이어진 개별 인터뷰에서 한찬희의 속마음을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한찬희는 프로 3년차였던 지난해 겪은 '리그 강등'에 대해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그는 "지난해 강등의 아픔을 겪으면서 더 강한 각오를 하게 됐다. 전남은 나를 프로로 만들어준 고향 같은 팀이다. 반드시 이 팀을 다시 K리그1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찬희는 다른 K리그2 감독들이 전남에 대해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 모습에 대해 아쉬워하며 다시 한번 투지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앞서 미디어데이 때 10개 구단 감독들에게 사회자가 '올 시즌 우승 후보팀'을 뽑아달라는 질문을 했는데, 전남이 불과 1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6개 팀(부천 수원 안산 서울E 아산 안양) 감독들이 부산을 '경계대상 1호'로 꼽았고, 3개 팀(광주 대전 전남)은 아산을 뽑았다. 전남을 뽑은 감독은 오직 부산 조덕제 감독 한 명 뿐이었다.
이에 대해 한찬희는 "우리 팀이 한 표 밖에 못 받았더라. 다들 우리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면서 "지난해까지 K리그1에 있던 팀의 진짜 힘을 제대로 보여드리겠다"는 투지를 보였다. 매우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새로 부임한 파비아노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대한 믿음이었다.
한찬희는 "감독님과 두 달 남짓 훈련 기간을 통해 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장착했다. 감독님은 기본적으로 상대 진영에서 압박하고 공격적으로 하는 축구를 원하셨다. 미드필더진부터 앞으로 밀고 나가 비록 공을 뺐기 더라도 상대 진영에서 다시 공격권을 찾아오는 식이다. 더욱 공격적인 축구로 지난해 강등으로 실망하셨을 팬들에게 만족감을 드리고 싶다. 아산과의 개막전에서 2대0으로 이기겠다"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