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시즌 개막을 겨냥해 타선을 시험중인 가운데 박용택의 타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용택은 전훈 연습경기에서 6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주로 3번타자로 타석에 섰던 박용택으로선 순위가 뒤로 밀린 셈이다. 지난 2일 온나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박용택은 6번 좌익수로 출전했다. 첫 타석 중견수플라이, 두 번째 타석 우익선상 2루타를 각각 날렸다.
6번 타순은 박용택에게 그리 익숙한 자리가 아니다. 테이블세터 아니면 클린업트리오에 포진했던 박용택이 6번에 고정되는 건 의미가 크다. 팀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벤치의 결정이다. 박용택의 팀내 위치와 실력에 대한 기대치도 담겨 있다.
류 감독은 이미 올초 박용택의 타순에 대해 "6번 아니면 7번, 그 쪽으로 가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6번에 고정시킬 계획이다. 1번부터 5번까지 출루율이 높고 6번에서 터지면 대량 득점이 나온다"면서 "용택이는 계속해서 중심타선에서 쳤는데, 6번타순에서는 좀더 편하게 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도 나타냈다.
현대 야구에서는 2번, 6번타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컨택트 능력과 중장거리포를 갖춘 박용택이 적격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박용택이 중심타선을 맡기엔 짜임새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LG는 3번 김현수, 4번 토미 조셉, 5번 채은성 순으로 클린업트리오를 시험하고 있다. 류 감독은 전훈 연습경기 시작부터 3~6번 타순을 고정해 쓰고 있다. 사실상 중심타선은 확정됐다고 봐야 한다. 다만 박용택이 지난해와는 달리 지명타자 뿐만 아니라 외야수비도 맡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류 감독이 은퇴가 가까워진 베테랑의 타순을 놓고 고민을 하다 6번에 기용한 사례는 이승엽이다.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류 감독은 이승엽에게 6번을 제의했고, 그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승엽은 2012년 삼성으로 돌아와 3번을 맡았고, 2013년에 3,4번을 오르내리다 2014년 6번에 고정됐다. 2015년에도 주로 6번타순에 배친된 이승엽은 류 감독이 떠난 뒤 2016년부터는 5번을 치고 2017년 은퇴했다.
박용택은 지난 겨울 LG와 2년 25억원에 FA 계약을 할 때 팀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조항을 넣었다. 지난해 주장을 맡았던 만큼 리더십을 발휘해 팀을 하나로 모아달라는 요청이나 다름없다. 이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팀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용택은 2년 뒤 은퇴한다. 선수로 뛰면서 키워왔던 개인통산 3000안타의 꿈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지난해까지 통산 2384안타를 친 박용택은 남은 두 시즌을 풀타임으로 뛴다 해도 최대 2700안타에서 레이스를 마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개인적 목표는 접은 상태이고, 은퇴 전 우승 반지를 끼워보겠다는 소망만 남았다. 리더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영예이고, 6번타순이 주어진 소임이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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