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지 않아?"
"네, 불안하지 않습니다."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KIA 강상수 투수 총괄코치와 불펜 기대주 고영창(30)의 대화 내용이다.
확신의 힘은 위대하다. 투수에게 자신감은 최후의 보루다. 생각 하나로 볼끝이 달라진다. 평생 가질 수 없을 뻔 했던 자신감이 장착됐다. '투심' 덕분이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코치진으로부터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권유를 받았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다. 비록 최상급은 아니지만 포심 패스트볼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 캠프 때 투심을 던지기 시작한 뒤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손에 딱 맞는 구종의 발견. 신바람이 났다. 고영창은 캠프 연습경기에서 무실점 행진 중이다. 통산 2경기에서 무한대 평균자책을 기록했던 무명 투수의 대반란.
'투심'이 고영창의 야구인생을 바꾸고 있다. 과거 그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4~145㎞였다. 투심 패스트볼은 130㎞ 후반에서 140㎞ 초반. 늦추자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쳤다 하면 땅볼. 무실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자신감이 솔솔 붙는다.
강상수 총괄코치는 "영창이의 투심은 마치 다른 공 처럼 들어온다. 투심을 던진 이후 거의 대부분 땅볼을 유도하고 있다"며 구종의 희귀성을 높게 평가했다. 몸에 잘 맞는 옷을 뒤늦게 발견한 셈. 강 코치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꾸준히 갈고 닦아 완성도를 높였다"며 "우리팀 불펜 필승조 후보"라고 소개했다.
프로 통산 2경기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했던 투수의 신데렐라 스토리. 투심 하나로 인생 2막을 열기 시작한 고영창이 서른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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