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투구할 생각입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실낱같은 희망을 외면하지 않았다.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마주한 도로공사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두 흥국생명(승점 59)과의 승점차는 6점. 정규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날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에게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면 격차는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이었다.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2대3으로 패해 승점 1을 가져가는데 그쳐도 우승이 확정되는 셈. 반면 도로공사가 이날 흥국생명을 상대로 승점 3을 확보해 격차를 좁힌다면 최종전에서 기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어차피 모든 것은 9일(최종전) 판가름 난다"면서도 "오늘 이겨서 조금이나마 가능성이 생긴다면..."라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승리를) 꽉 잡고 싶다"고 웃으면서도 "매 경기 똑같은 자세로 임하려 하지만, 중요한 경기라면 좀 더 긴장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미리보는 챔피언결정전' 다웠다. 매 세트가 피를 말리는 접전이었다. 1, 2세트 모두 듀스 접전이 펼쳐지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우승을 눈앞에 둔 홈팀 흥국생명을 상대로 도로공사는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오심'이 명품 승부를 망쳤다. 도로공사가 26-25로 앞서던 2세트, 흥국생명 이주아의 공격이 도로공사 박정아의 블로킹에 막혔다. 이 상황에서 이재영이 디그에 성공했지만, 신연경의 세트 과정에서 팔이 네트 아래를 건드렸다. 그러나 경기는 그대로 이어졌고 이재영의 공격 성공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비디오판독은 모두 사용한 터였다. 김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강력히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오히려 도로공사 벤치가 경고를 받기에 이르렀다. 비디오판독 기회를 일찌감치 소진한 도로공사가 항의로 판정을 뒤집을 순 없는 노릇. 하지만 네트 바로 앞에 서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판정을 내리지 못한 심판진의 판정엔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이밖에도 3세트 초반 배유나의 오픈 성공이 실패로 둔갑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맥이 끊기는 판정이 나왔다.
김 감독은 경기 후 "2세트를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상황을 심판진이 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정아 역시 "오심도 판정의 일부라고 하지만,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심은 또다른 피해자까지 만들었다. 흥국생명 이재영이 경기 후 SNS 계정에서 '테러'를 당한 것. 이날 판정이 흥국생명에 이득이 됐다고 판단해 불만을 품은 한 팬이 이재영의 어머니 이름까지 빗댄 인신공격성 비난글을 게재해 논란이 됐다. 결국 이재영은 SNS 계정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수준 이하 판정에 팬심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마음까지 멍들게 됐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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