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황재균. 아무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카드였다. 전지훈련 초반까지만해도 KT 이강철 감독의 머릿속에도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실전에 들어가면서 그의 생각이 바뀌었고, 곧바로 실행됐다. 어느 순간부터 황재균이 유격수로 출전하고 오태곤이 3루수로 나갔다.
이 감독은 전지훈련에 돌입하면서 오태곤과 심우준을 후보로 생각했다. 그러나 전지훈련을 실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수비였다.
공격에서 재능을 보인 오태곤은 롯데 시절부터 유격수에서 실수가 많았다. 그래서 공격을 살리기 위해 3루와 외야수로 보직을 바꿨다. 유격수로서 안정된 수비를 생각하긴 쉽지 않았다. 아무리 수비에서의 실수를 공격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해도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공격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심우준은 발이 빨라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송구가 불안한 측면이 있었다. 공격이 약한 상황에서 수비가 매우 뛰어나다면 수비 안정을 위해 심우준을 주전으로 내는 것이 맞지만 특A급의 수비를 보여주지는 않기에 심우준으로 확정할 수도 없었다.
대안이 황재균이었다. 황재균도 유망주 시절에 유격수를 맡았으나 이내 3루수로 보직을 바꿔 거의 10년간 3루수로만 뛰었다. 유격수가 생소하고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 감독은 수비가 다 약하다면 공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했다. 오태곤의 공격력을 살리는 쪽으로 간 것.
3루수 황재균-유격수 오태곤과 뭐가 다르냐고 할 수도 있다. 멘탈이 보직 변경에 큰 역할을 했다. 유격수는 심리적 부담이 큰 자리다. 베테랑인 황재균이 오태곤보다는 수비 실수에 대한 부담을 풀고 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직 무조건 이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 시범경기, 또는 정규시즌에서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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