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Racism)은 스포츠계에서 가장 금기시 된다. 서구 사회에서는 범죄 행위와 마찬가지로 취급하기도 한다. 비단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뿌리뽑혀야 할 악습이긴 하다.
그러나 '군중 심리'에 숨어서 여전히 이 같은 파렴치한 행위를 자행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26일(한국시각) 몬테네그로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예선, 몬테네그로-잉글랜드전에서 이런 불상사가 또 포착됐다. 홈팀 몬테네그로의 일부 관중이 잉글랜드 선수들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몬테네그로는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진 셈이다.
이날 잉글랜드는 몬테네그로 그란드스키 스타디온에서 열린 A조 조별경기에서 '라이징 스타' 칼럼 허드슨 오도이(첼시)와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등의 맹활약을 앞세워 5대1로 역전 대승을 거뒀다. 특히 2000년생인 오도이는 이날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발 데뷔전을 치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영국 언론의 극찬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이날 경기에 나왔던 몬테네그로 홈팬들의 지나친 야유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BBC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의 흑인 선수들인 대니 로즈(토트넘)와 스털링, 오도이 등을 향해 몬테네그로 홈팬들이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은 야유를 보냈다.
특히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 분개했다. 그는 "로즈가 경기 후반에 경고를 받았을 때 그를 모욕하는 소리를 직접 들었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유럽축구연맹(UEFA)에 신고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선수를 보호하려는 감독의 마음도 있겠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본능적인 분노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스털링과 오도이 역시 몬테네그로 팬들의 이러한 행태를 비판했다. 스털링은 후반 36분 팀의 5호골을 터트린 뒤 귀에 손을 대는 제스처를 했다. 팬들의 지나친 비난에 정면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오도이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치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낸 듯한 소리를 들었다.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 UEFA가 어떻게 대처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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