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100점 줘야죠. 박용택 선배님을 삼진 잡았는데요."
괴물루키는 남 달랐다. 첫 등판임에도 마운드에서 떨지 않았다.
롯데 고졸 투수 서준원이 데뷔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피칭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서준원은 30일 잠실 LG전 7회에 두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준 채 2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사이드암스로임에도 최고 구속이 149㎞에 달할 만큼 빠른 공을 거침없이 뿌렸다. 140㎞ 중반을 꾸준히 찍는 패스트볼이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110㎞대 중반의 커브를 섞어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비록 7-0으로 크게 앞선 편안한 상황이긴 했지만 두려움 없이 이른 카운트에 공격적으로 던지는 담대함이 고졸 신인답지 않았다. "마운드 위에서 위축되는 선수가 아니"라는 양상문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경기 후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열아홉 신인 투수는 인터뷰에서도 당당했다. 하고싶은 말을 가식 없이 이야기 했다. 첫 등판을 앞둔 서준원은 룸메이트 선배 장시환에게 느낌을 물었다. "'관중 함성도 크고 포수 사인도 잘 안보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불펜에서는 조금 떨렸는데 선배님들께서 점수를 많이 내주신 상황(7-0)이라 마운드 위에 올라가니 그렇게 떨리지 않았습니다."
감독과 코치들의 증언대로 신인투수는 떨지 않았다. "날씨가 춥긴 했는데 정작 마운드에 서니까 몸이 달아오르더라고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강하게 던지자는 생각만 들었어요."
7회 등판한 서준원은 5번 채은성을 4구만에 115㎞ 커브로 플라이아웃 처리했다. 후속 박용택은 149㎞짜리 바깥쪽 빠른 공으로 3구 삼진. 양종민은 2구째 커브로 땅볼 처리하고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았다. 8회에도 공격적 피칭은 계속됐다. 선두 타자 정상호를 145㎞ 패스트볼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타 서상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이천웅과 윤진호를 빠른공 승부로 각각 2구만에 범타 처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3루측 롯데 응원단에서 '서준원'을 연호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편안한 상황을 만들어줘야 하는 신인이 있고, 처음부터 강하게 써도 되는 투수가 있다. 준원이는 두번째 유형의 투수"라며 담대함을 칭찬했다. LG와의 잠실 주말 3연전에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서준원은 오현택의 2군행으로 잠수함이 없는 롯데 불펜진의 필승조로 활약할 전망이다. 서준원은 "타이트한 상황에도 긴장 많이 안하고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날 풀리고 몸이 더 괜찮아지면 150㎞ 이상도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한 구위와 담대한 베짱으로 무장한 괴물루키의 등장. KIA 김기훈, LG 정우영, 삼성 원태인 등 고졸 투수들의 신인왕 경쟁 구도에 강력한 복병이 나타났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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