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카드수수료 협상 결과 현장조사에서 '수수료 수익 대비 과도한 혜택을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동통신과 유통, 자동차 등 업종의 가맹점 수수료 산정 내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카드사들이 대형 법인카드 회원 등에게 제공하는 사내복지기금 등 기금 출연금이나 해외여행 경비는 사실상 리베이트 지원 성격으로 보고 형사 처벌 가능성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3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에게 제출한 '주요 대형가맹점 대상 카드사 경제적 이익 제공 현황 자료' 자료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 마트와 백화점, 자동차, 이동통신 등 12개 대형 가맹점에서 1조6457억의 가맹점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이고 1조2253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카드사들이 이들 대형가맹점에 제공한 서비스의 대가로 받은 돈의 74%를 되돌려주는 불합리한 마케팅을 했다는 의미다. 업종별 카드 가맹점 수수료 수입 대비 경제적 이익 제공 현황을 보면 이동통신사가 143%로 가장 높고 대형마트가 62%, 자동차업체 55%, 백화점 42% 등 순이다.
통상 카드사들은 3년 주기인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결과를 토대로 가맹점들과 협상을 하는데, 이 협상이 마무리되면 금융당국은 협상 결과의 적법성을 현장 점검한다.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시행령, 감독규정 등은 적격비용에 기반한 수수료 산정, 마케팅 비용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적격비용 규정은 카드사가 자금조달·위험관리 비용과 마케팅비, 일반관리비 등 6가지 비용의 합계보다 수수료율이 낮게 책정했는지를 보는 부분이다. 특정 가맹점에 부가서비스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해당 가맹점이 부담하고 있는지도 점검 포인트다.
가맹점 수수료 대비 과도한 혜택을 받는 이동통신과 대형마트, 자동차, 백화점 등 가맹점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이 적격비용에 따라 산정된 것인지, 마케팅 비용은 수익자가 부담하고 있는 것인지 부분에서 법·규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금융업권의 분석이다.
대형가맹점이 협상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요구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카드사들이 법인카드 고객에게 제공하는 해외여행 경비와 사내복지기금 등 기금 출연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당국은 해외여행 경비와 기금 출연금이 일종의 현금성 지원으로 사실상 리베이트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가 지난해 법인카드 고객사에서 받은 연회비 수익은 148억원인데 이들에게 돌려준 경제적 이익은 4165억원에 달했다. 연회비로 1만원을 받아 28만원을 돌려준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법인카드 입찰 과정에서 카드사에 자사 사내복지기금 출연을 전제로 카드사 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인카드 고객사 직원의 주택자금, 학자금 지원 등 비용을 카드사가 부담하고, 이런 부담이 궁극적으로 일반 회원들에게 배분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논리다.
금융당국은 앞서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이 종료되는 대로 실태 점검을 시작해 위법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엄정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수수료 협상 진행 상황으로 미뤄볼 때 이르면 4월, 늦어도 5월에는 실태 점검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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