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극초반이라 반등할 여지는 남았다 하더라도 꼴찌로 추락하는 건 팀 내 사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 그 경계선에서 김기태 KIA 감독의 유비무환이 빛났다.
지난 31일 선발등판할 주인공이 바뀌었다. 4선발 임기영이 아닌 황인준이었다. 29일 훈련 때까지만 해도 괜찮아 보였던 임기영이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황인준으로 교체됐다. 돌발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미 준비는 돼 있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불안요소 중 하나였던 4~5선발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았다. 시범경기기간 황인준과 문경찬 등 4~5선발 대체자원들을 2군에서 선발로 중용하면서 선발감각을 키우게 했다. 실전감각은 1군 중간계투로 해왔다. 황인준은 지난 24일 LG전과 26일 한화전에 중간계투로 출전, 나란히 1이닝씩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이밍상 문경찬보다 황인준이 먼저였다. 문경찬은 지난 29일 중간계투로 투입됐기 때문에 하루밖에 쉬지 못하고 선발로 투입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김 감독에게 선택을 받은 황인준은 팀 꼴찌 추락을 막아냈다. 4⅓이닝 동안 1홈런 포함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특히 삼진을 7개나 잡아냈다. 다만 아쉬웠던 건 실투가 안타와 홈런으로 이어졌다는 것. 황인준은 "갑자기 맡게 된 선발이라 많이 떨렸다. 부담도 컸다. 그것 때문인지 아쉬움이 크다. 안타와 홈런 모두 실투여서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불펜진도 꼴찌 추락만은 막고 싶었다. 무엇보다 마무리 김윤동이 2이닝을 삼진 4개를 잡으며 든든하게 책임져줬다. 8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등판한 김윤동은 삼진 1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9회에도 1사 이후 유한준에게 안타,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안타 하나면 동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에서 로하스와 대타 배정대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면서 2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김윤동은 "마무리를 맡으면서 블론세이브를 안할 수 없겠지만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겠다. 팀 승리를 지키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김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투타 카드는 남아있다. 왼손 전문 불펜요원 임기준과 '파이어볼러' 한승혁 그리고 팀 내 최고참 이범호가 아직 1군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어깨 통증으로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임기준은 2군에서 감각을 되찾고 있다. 스스로 투구수를 100개까지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한승혁은 여전히 재활군에서 내전근 부상에 재활 중이다. 이범호는 퓨처스리그 3경기에 출전, 5타수 1안타로 아직 타격감을 되살리지 못한 상태다. 김 감독은 "이범호가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는 건 타격보다 수비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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