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파워블로거인 황하나가 '논란의 여왕'에 등극할 기세다.
2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는 황하나가 지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영상, 마약 투약 목격담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황하나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몽롱하다. 두꺼비VIP"라며 횡설수설 하고 있다. 제보자는 "황하나가 마약 투약하는 걸 목격했다. 다른 사람들과 방에 모여 주사기를 놨다. 필로폰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라고 증언했다. 강남 클럽 VIP라고 자신을 소개한 제보자는 "황하나가 버닝썬의 주요고객이다. 클럽 VVIP들 사이에서 나온 얘기"라고 전했다.
또 황하나는 "중앙지검 부장검사? 우리 삼촌이랑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개베프'. 나 지금 남대문 경찰서에서 제일 높은 사람까지 만나고 오는 길이거든. 내가 사진도 올렸지만 그냥 민원실도 아니야. 경제팀도 아니고 사이버수사팀도 아니야 나는"이라고 자랑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강신명은 "황하나가 누군지도 모를 뿐더러 남양유업에 아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하나는 현재 마약 투약 및 판매 의혹과 버닝썬 연관 의혹, 재벌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을 받고 있다.
1일 대학생 조 모씨가 황하나로부터 받은 필로폰을 수 차례 투약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씨는 강남 모처에서 황하나로부터 필로폰 0.5g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받고 황하나가 지정한 마약 공급책에게 30만 원을 송금했다. 황하나는 구입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생수로 희석해 조씨의 팔에 주사하게 했다. 조씨의 판결문에는 황하나의 이름이 8번이나 나온다. 그러나 황하나에 대한 처벌은 커녕 소환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야기됐다.
경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경기 남부청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10월부터 황하나의 마약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2015년 9월 서울 종로경찰서가 수사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황하나의 필로폰 투약 혐의는 물론, 다른 마약 관련 혐의에 대한 지인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황하나의 모발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 3월 두 차례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강조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황하나 또한 영장이 기각된 3월 초 머리를 잘랐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급삭제하고 경찰의 소환요구에도 불응했다.
황하나는 현재 물의를 빚고 있는 클럽 버닝썬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버닝썬은 폭행 성범죄 마약유통 경찰유착 탈세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다. 황하나는 이 곳의 공동대표인 이문호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수 차례 SNS에 게재하며 남다른 친분을 과시해왔다. 이문호 공동대표는 마약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태다. 또 황하나가 마약투약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MD 조 모씨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처럼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고, 황하나 또한 2011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검찰은 2015년 사건에 대하 수사라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압수수색이 불필요하고 임의 수사 형식으로 소환조사를 먼저 진행하라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경찰은 수차례 황하나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황하나는 이에 불응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벌가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자 남양유업 측은 "황하나는 물론 황하나 일가족 모두 회사 경영과 무관하고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경찰은 황하나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과거 수사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황하나는 여전히 알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태연하게 SNS를 통해 김치 홍보에 나서며 '마약김치'라는 해시태그를 달기까지 했다. 연일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황하나가 이번에도 무사히 법망을 빠져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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