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에서의 '이도류'는 환호가 아닌 논란을 불러왔다. 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전에서 투수의 대타 기용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오해가 빚어낸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지만, KBO리그에서의 이도류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인식은 팽배하다.
하지만 SK 와이번즈에선 '진짜 이도류'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SK에는 타자에서 전향해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연 두 명의 투수가 있다. 하재훈(29)과 강지광(29)이 그 주인공. SK 염경엽 감독은 "상황이 되면 두 명 모두 대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확률은 강지광이 좀 더 높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인천고 출신인 강지광은 지난 2009년 LG 트윈스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고교 시절 150㎞ 강속구를 뿌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LG 입단 뒤 잔부상에 시달리다 결국 군에 입대했고, 전역 후 타자 전향을 선언한 2013년 2차 드래프트에서 히어로즈(현 키움)로 이적했다. 강지광은 2014시즌 시범경기에서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다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손가락, 무릎 십자인대를 차례로 다치면서 꽃을 피우지 못했다. 2017년 또다시 2차 드래프트에서 SK의 선택을 받았다. SK 입단과 동시에 다시 투수로 재전향 했다. 강지광은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2018시즌엔 4경기에 등판해 3이닝 동안 8안타(1홈런) 3탈삼진 7실점, 평균자책점 21.00에 그쳤지만,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쓸만한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엔 지난달 24일 KT 위즈전에 구원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낸데 이어, 31일 키움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증명했다.
염 감독은 "강지광이 본인의 강점인 공격적인 피칭을 잘 살렸다. 그동안 변화구를 던지다 제구가 이뤄지지 않아 볼넷을 내주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 시즌엔) 본인 스타일대로 던지면서 좋은 내용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출전 명단에서 대기 선수를 다 쓰면 (강지광이 타자로) 출전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제를 달면서도 "타자 뿐만 아니라 수비도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야수로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전제와 가능성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2전3기 끝에 다시금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는 강지광에게 '이도류'는 색다른 도전이 될 수도 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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