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되어 돌아온 양의지는 여전히 무서운 포수, 타자였다.
NC 다이노스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차전에서 7대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FA(자유계약선수)로 올 시즌을 앞두고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이적 후 첫 경기였다. 유니폼을 바꿔입은 후 처음으로 친정을 방문한만큼 경기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양의지도 오랜만에 만난 옛 동료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양의지는 2회초 자신의 첫 타석에 들어서기에 앞서, 두산 관중들을 향해 정중한 90도 인사를 전했다. 두산에서 뛸 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인만큼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상대팀으로 만난 양의지는 위력적인 선수였다. 공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NC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NC의 선발 투수 드류 루친스키는 개막 이후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앞선 2경기에서 1승이 있었지만, 평균자책점이 9.00에 달했고 7이닝동안 볼넷이 무려 10개나 나올 정도로 제구가 안잡혔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은 루친스키의 투구에 속수무책으로 물러났다. 볼넷도 거의 내주지 않았다. 양의지는 두산에서 오래 뛰었기 때문에 두산의 투수, 타자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물론 잘 알고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또 포수 양의지가 이끄는대로 루친스키의 공이 들어와야 전력 분석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루친스키는 이날 양의지의 리드대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두산 타자들의 습성을 잘 알고있는 양의지의 영리함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또 양의지는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양의지를 상대할 때마다 고전했다. 양의지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 이용찬과 2B2S 승부에서 우익선상에 흘러나가는 깊숙한 2루타를 기록했다. 이어 모창민의 적시타때 홈까지 밟아 득점을 올렸다. 이어진 3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이용찬과 무려 12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나갔다. 원하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6차례나 커트를 했고, 기어이 1루를 밟았다.
NC 이동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결과가 보여주지 않나.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어린 투수들이 양의지를 믿고 던진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양의지 영입은 우리가 가치있는 선택을 했다는 증거"라며 굳은 신뢰를 보였다. 이날 두산전에서 다시 한번 그 이유가 증명됐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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