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타이밍이 안맞을 수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첫번째 대결은 2회초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1회말 롯데의 공격을 마치고 0-0 동점 상황에서 빗줄기가 굵어졌고, 결국 취소가 결정됐다. 이 경기는 추후 재편성 된다.
사실 이날 경기 전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예보가 있었다. 경기가 열리는 부산 지역도 오후부터 다음날인 10일 오전까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와있었다. 또 경기 시작전 양팀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도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정상 진행이 쉽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양팀 사령탑도 연신 하늘을 바라봤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한 경기를 쉰다고 해서 당장 체력적으로 엄청난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 비 예보가 있는만큼 일찍 취소가 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오늘은 예보상 경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하늘을 봤고, 두산 김태형 감독도 "이왕이면 취소가 일찍 결정되는 게 좋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타이밍이 절묘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홈인 롯데가 관중 입장까지 지연시키며 최대한 우천 순연 가능성을 염두에 뒀지만, 경기 시작 직전 비가 멈추자 경기를 시작하지 않을 명분이 없었다. 결국 경기는 예정보다 10분 늦은 6시40분에 시작됐다.
하지만 경기 시작 후 다시 빗줄기가 굵어졌고, 1회말을 마친 6시56분 우천 중단이 됐다. 심판진이 30분 정도 기상 상황을 지켜본 후 취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30분이 돼가자 놀랍게도 비가 그쳤고, 다시 경기가 재개됐다.
잠시 쉬던 양팀 선수들은 다시 경기에 임했지만, 이번에는 2회말을 마친 오후 7시43분 두번째 우천 중단이 선언됐다. 쉽게 그치지 않을 것 같은 날씨 예보에 결국 30분이 지나서 우천 노게임이 확정됐다.
이날 롯데와 두산은 선발 투수를 소진하고, 추위와 빗속에서 소득 없는 경기를 했다. 롯데는 선발 박시영이 2이닝동안 21구, 두산 선발 이영하는 2이닝동안 42구를 던졌다. 3~4일 이상 휴식을 취하고 다음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경기는 취소되고, 애꿎은 선발 투수만 소진했다. 타이밍이 안맞는 하루였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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